동화 제목: 물가에서 만난 기적
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 라엘이라는 소년이 살고 있었어요. 라엘은 다리가 아파서 걷지 못했답니다. 날마다 마을 근처의 큰 못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속으로 소원을 빌었어요.
"하느님, 저도 걷고 싶어요. 친구들이랑 뛰어놀고 싶어요."
그 못은 아주 특별한 곳이었어요. 가끔씩 물이 소용돌이치며 출렁거릴 때가 있었는데, 그 순간 먼저 들어간 사람은 병이 나았다고 했어요. 그래서 늘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와서 기다렸죠.
하지만 라엘은 혼자였어요. 물이 움직여도 아무도 그를 못 속에 데려다주지 않았어요. 그럴 때마다 그는 슬픈 마음으로 눈을 감았답니다.
어느 날, 한 낯선 분이 라엘에게 다가와 부드럽게 물었어요.
“얘야, 건강해지고 싶으냐?”
라엘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어요.
“네! 하지만 제가 물 속으로 들어가려 하면, 항상 다른 사람들이 먼저 가요…”
그분은 조용히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일어나라.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라엘의 다리가 따뜻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는 믿을 수 없게도 벌떡 일어날 수 있었죠! 처음엔 꿈인 줄 알았지만, 발끝에서부터 심장이 뛰기 시작했어요.
“와아…! 제가 걸을 수 있어요!”
사람들은 놀라서 웅성거렸어요. 하지만 어떤 이들은, “오늘은 특별한 날인데 들것을 들고 다니면 안 돼!” 하며 꾸짖었죠.
그러자 라엘은 말했어요. “저를 건강하게 해 주신 분이, 들고 걸으라고 하셨어요.”
그날 라엘은 오랜만에 처음으로 마을을 걷고, 사람들과 눈을 마주쳤어요. 그 기적의 주인공이신 분은 이미 그 자리를 떠나셨지만, 라엘은 마음 깊이 그분의 따뜻한 눈빛을 기억했어요.
그리고 그날부터 라엘은 친구들에게 말했답니다.
“하느님은 우리 곁에 계셔. 우리가 외롭고 슬퍼도, 반드시 다시 일어설 힘을 주셔.”
푸른 풀밭과 잔잔한 물가를 걸으며, 라엘은 매일 감사의 기도를 드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