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정원과 수산나
옛날 옛적, 하늘과 땅이 아직 서로의 이름을 모르던 시절, 아름다운 정원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정원엔 빛을 사랑하는 착한 소녀, 수산나가 살고 있었어요.
수산나는 아침이면 노란 꽃잎을 쓰다듬고, 낮이면 노래하는 새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이면 별들에게 인사를 했어요. 그녀의 마음은 맑은 샘물 같았고, 늘 빛의 주인께 기도를 드렸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원에 검은 그림자 둘이 스며들었어요. 그들은 모두가 믿는 두 명의 심판자였지만, 마음속엔 빛이 아닌 욕심이 가득했지요. 그들은 수산나를 곤경에 빠뜨리려 거짓말을 꾸며냈어요.
“우리가 봤어! 수산나가 나쁜 짓을 했다고!” 그들은 소리쳤어요.
수산나는 울음을 삼키며 말했어요.
“전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거짓에 싸이면 모두가 저를 미워하겠지요. 그래도 전 빛의 주인, 하느님께 죄짓지 않을래요.”
마을 사람들은 흔들렸어요.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몰랐거든요.
그때, 다니엘이라는 용감한 소년이 나섰어요. 그는 눈이 작고 손도 작았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크고 깊었답니다.
“기다려요! 진실을 꼭 밝혀야 해요!”
다니엘은 두 사람을 따로 불러 물었어요.
“수산나가 나쁜 짓을 한 장소가 어디죠? 무슨 나무 아래였나요?”
“유향나무 아래요.” 한 사람이 말했어요.
“아니요, 떡갈나무 아래요.” 다른 사람이 말했어요.
사람들은 웅성거렸어요. 같은 일을 봤다면서 어떻게 나무가 다를 수 있을까요?
그제야 모두 알게 되었어요. 그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걸요.
사람들은 하늘을 우러러 외쳤어요.
“빛의 주인이신 하느님, 감사합니다! 당신은 언제나 진실을 밝혀 주시는군요!”
그날부터 마을은 더 조용하고 더 따뜻해졌어요. 사람들은 누구보다 수산나를 사랑하게 되었고, 다니엘은 진실의 수호자라 불리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해가 지면, 수산나는 아이들과 함께 정원에 앉아 속삭였어요.
“얘들아, 무슨 일이 있어도 빛을 따라가야 해. 어둠 속을 걷지 않으려면, 마음속에 빛의 주인, 하느님을 늘 초대해야 해. 그분은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시거든.”
별빛이 반짝였어요.
아이들은 손을 모아 속삭였어요.
“하느님, 저희도 빛이 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