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동화]선물

by 기담

제목: 향유를 부은 마리아와 예수님의 선물

옛날 옛적, 파스카 축제가 가까워오던 어느 날, 베타니아라는 마을에 예수님께서 조용히 머무르셨습니다. 이곳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라자로가 사는 마을이기도 했지요.

예수님을 위해 잔치가 열렸고, 마르타는 분주히 시중을 들었고, 라자로는 예수님 옆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르타의 동생 마리아는 아주 특별한 일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아주 비싸고 향기로운 순 나르드 향유를 들고 예수님께 다가가셨습니다. 그리고는 그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정성껏 닦기 시작했지요. 온 집안은 달콤하고 따뜻한 향기로 가득 찼습니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유다라는 제자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이 향유를 왜 낭비하는 겁니까? 삼백 데나리온이나 하는 이 향유를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어야지요!”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조용하고도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여자를 그냥 놔두어라. 그리하여 내 장례 날을 위하여 이 기름을 간직하게 하여라. 가난한 이들은 늘 너희 곁에 있지만,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 말에 마리아는 고개를 숙였고, 예수님의 발에서 나는 향기는 마치 그분의 사랑과 은총처럼 온 마음을 감쌌습니다.

이윽고 마리아가 붓던 그 향유는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특별한 선물이 되었고, 세상을 위한 희생의 예고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와 함께, 사람들은 진정한 사랑이란 계산이 아니라 헌신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답니다.

끝.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서평]공간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