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자가 교정시설에 맡긴 보관금에 대해 국가가 기소 전 추징보전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대법원이 이를 인정하며 압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수용자의 보관금 반환채권에 대한 추징보전 결정은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대법원 제3부는 최근 교정시설에 수용 중인 피의자의 보관금 반환채권을 대상으로 한 추징보전 결정에 대해 제기된 재항고 사건(2025모201)에서, “수용자의 보관금 반환채권은 민사집행법상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항고를 기각했다. 이는 하급심의 결정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 검찰은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8조가 준용하는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52조, 제53조의 규정에 따라, 수용자 A씨의 대한민국에 대한 보관금 반환채권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A씨 측은 “수용자의 보관금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2호 및 제8호가 정한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거나, 최소한 이에 유추적용돼야 한다”며 추징보전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추징보전을 인용했고, 대법원 역시 이 판단을 그대로 수용했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수용자가 국가에 대해 가지는 보관금 반환채권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2호(구호사업 등으로 받는 수입) 또는 제8호(생계유지에 필요한 예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들 규정을 유추 적용할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채권을 압류하는 것을 제한하는 다른 규정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채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압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수용자의 생활형편 등을 고려하여 압류의 필요성과 비례성을 따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3항에 따라 압류명령의 전부 또는 일부를 취소할 수는 있다”며 일정한 사정이 있는 경우 법원의 재량을 통해 조정이 가능함을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수용자의 재산 중 국가에 대해 가지는 금전채권인 ‘보관금 반환청구권’이 특정범죄수익 환수 등의 목적 하에 압류 가능하다는 법리를 명확히 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과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의 적용 범위가 형사절차 전 단계에서도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결정으로서 주목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형사절차에서의 재산보전의 범위를 확대 해석한 중요한 사례”라며 “피의자에 대한 공정한 처우와 범죄수익 환수 사이에서 법원이 취할 수 있는 균형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