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열매ㆍ너로 하여 행복이다
작은 것을 누리며 사는 모든 이에게
힘들다는 말도
엄마 앞에서는 사치다
허리 한 번 곧추세울 수 없는
그 짧은 순간에도
열매는 달디달아
시간은 약이라지만
나는 어쩔 수 없는 농꾼은 아닌가 보다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속으로 들이키는 탄성을 삼키며
늦은 저녁의 허기를 채운다
온몸의 뻐근함을 애써 누르다
마알갛게 솟아나는 생명을 보면서
너도 어쩌면 한 생의 젊음을 누리려
나에게로 왔구나 고맙다
바라만 봐도 예쁜 너의
이 삶을 간직하려무나
엄마의 허리는 고꾸라지고
무딘 손끝은 애써 보드랍게 싸매도
너에게 닿는 손길은
생명의 불씨다 타는 영혼이다
너를 맞는 나의 이 노래가
하늘에 계신 엄마에 닿도록
엄마의 삶을 조금 이해할 수 있다고
작은 열매를 보면서 배운다
생명은 소중하고
또한 삶도 소중하고
너의 삶이 나에게로 와서
기쁨이 되고 희망이 되어
늦은 하루의 갈무리를 함께 할 수 있음을
작은 열매 너로 하여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