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네 맘 알지, 어쩌면 좋겠니? 아직 넌 엄마를 이길 수 없고 엄마를 이기려면 힘을 길러야 해.
어떻게요?
그건 네가 고등학생 신분을 벗어나면 되는 거야.
너무 길어요~~. 지금 벗어나고 싶어요.
그럼 기숙사 있는 국제 중학교로 가렴.
공부 잘 해야잖아요.
그렇지. 그래야 엄마를 벗어나지.
차라리 세계사 수업 듣고 말래요.
ㅎ 귀여운 아이들이죠.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설문조사에 응하면 저 블록을 준답니다. 하고 싶은 건 많아서 그래도 그 녀석은 뭐든 열심히 하는 녀석이지요. 옆에 있던 친구도 선물을 하나 들고 오더군요. 한국사 수업을 몇 년 듣다가 이제는 세계사 수업을 듣는 아이들인데 참 예쁘게 말을 하는 아이들입니다.
투덜대던 녀석이 그날 생일이라 하더라고요. 핸드폰으로 편의점 상품권을 하나 쐈답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선물 보내는 걸 보고는 좋다고 난립니다.
사실 아이들 모두의 생일을 챙기진 못하지만 졸업 시즌이면 졸업을 하는 아이들 모두에겐 선물을 줍니다. 초등은 편의점 만 원권, 중학생은 2만 원으로 일괄 쏩니다. 그리고 만날 때마다 자기 생일이라고 하면 그 자리에서 선물을 주거든요. 그렇다고 생일이 아닌데 생일이라고 우기는 아이들은 없어요. 뭐 그러면 어쩝니까. 네 생일 때 다시 말해, 그러고는 가장 적은 3천 원권으로 하나를 선물하죠. 그런 교류가 아이들과 나를 재미있게 이어주는 매개가 되는 것 같아요.
그날도 그 녀석이 생일이라 선물을 줬더니 옆에 있는 친구가 왜 자기는 안 주냐며 흘기더군요. 그래서 그 아이에게도 질투가 안 나게 해주고 싶었죠. 네 생일은 언제야? 이미 지났다네요. 그리고는 블록이 집에 많다며 저 준다고 해요. 그래? 그럼 그거 샘한테 팔래? 했더니 뭐 하시려고 그러는데요, 하며 묻더라고요. 샘이 그거 필요해, 너 필요 없으면 나 줘.
그 아이에게 블록을 받고는 편의점 상품권 하나를 줬습니다. 예기치 않은 선물에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쌤 사랑해요, 쌤 정말 수업이 재밌어요. ~~~빈말인 걸 알지만 저도 너무 기분 좋더라고요.
생일인 친구가 쌤, 컵라면 사 드릴까요? 합니다. 쌤은 바빠서 수업 마치고도 너희들이랑 같이 먹을 수가 없어, 했더니 피~그럼 담주에 제가 맛있는 거 가져올게요, 합니다. 그 아이들은 오늘 세계사 수업을 들은 것보다 더 즐거운 하루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