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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꽃이 이리 예쁜 줄 몰랐다

콩 수확 전 찍은

by 어린왕자


콩꽃이 이리 예쁜 줄 몰랐다

연분홍 꽃잎 속에 꽃받침이 탐스럽다

콩꽃

sweet pea ㅡ 달콤한 완두콩

잎은 어긋나게 피기도 하고

작은 잎의 달걀 모양 타원형이

가만히 보고 있으면

참 이채롭다

언제 이렇게 깊은 눈으로

바라보았을까

처음이다

콩에도 꽃이 핀다는 것을

안 것이

콩꽃이 이리 예쁘다는 것을 안 것도

장미꽃송이가 서로를 안고 있는 듯

붉은 자태가 초롱 콩잎에 반해 빛난다


텃밭에 심긴 키 큰 콩대가

가장자리를 타고 돌다가

무게에 못 이겨 앞으로 꼬꾸라져 있다

상추의 여린 몸을 짓누르고 있다

고개 들어 살포시 추켜올려 놓고

한참을 바라보고 섰다

이리 예쁠 줄이야

콩꽃이 이리 예쁠 줄이야

예쁘지 않은 꽃이 어디 있을까마는

텃밭을 감싸고 뿜어내는 자태는

더없이 화려하다

향수와 비누로 만들어져 쓰인다 하니

가히 꽃잎의 위대함이다


내게 온 것이 또한 감사하다




ㅡㅡㅡ콩꽃이 다칠까 봐 추켜올려 세우는 것도 조심스럽다. 조금 있으면 꼬투리가 생기겠다. 그저 우연히 지나쳤으면 콩꽃인지도 몰랐을 것을, 심을 땐 몰랐다, 조금씩 싹을 틔우며 올라오던 그가 이리 아름다움을 연발하게 할 줄이야. 내 텃밭에 심겼기에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어 더 놀랍다. 콩에도 꽃이 피는구나! 콩꽃이 이리 예쁘구나. 다치지 않게 세워 놓은 지지대 사이로 엮어놓고 왔다.


#20250501ㅡ5월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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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