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즐기는 날
텃밭에서 따 온 일용할 양식
강낭콩은 삶아두고
상추며 부추, 쑥갓은 씻어놓고
목살 몇 점 구워
저녁상을 차린다
이렇게 건강한 음식을
같이 먹어줄 이 없다
술 한 잔 하러 나가고
닭가슴살 먹느라
모두 제각각이다
혼자 진수성찬을 앞에 두고
혼자 만족하며
혼자 건강을 삼킨다
혼자 보내는 주말이 싱그럽다
ㅡㅡ어제 토요일 텃밭을 들러야 했는데 약속이 있어 못 갔다. 일요일 오전 오빠가 텃밭을 지나다 상추가 많이 자라 솎아야겠다고 전화가 왔다. 솎아 가라 했는데 저도 약속 있어 지나는 길이라 했다. 느릿한 주말을 보내다 친구를 불러 이쁜 녀석들을 보러 오라 했더니 한달음에 달려왔다. 상추를 솎아내고 쑥갓을 베어냈더니 양이 너무 많다. 오이도 많이 자라 담주면 따 먹을 수도 있겠다. 여문 강낭콩을 따 와 밥에 넣으려다 금방 먹으려 삶았다. 그런데 모두들 바빠 저녁은 혼자 먹었다. 여유 있는 주말 혼자 건강한 저녁을 맛있게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