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고양이의 무단횡단을 알까

그들이 꿈꾸고 기다리는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by 어린왕자


한여름 무더위가 무색하게 고양이 한 마리가 8차선 도로 사이로 무단 질주하고 있다. 다행히 차가 오는 걸 감지했는지 중앙 바리게이트라고 쳐놓은 플라스틱 구조물 아래 용케 꼬리를 웅크리고 섰다. 흡사 꼬리를 밟힌 도둑처럼 그럼에도 아무도 안 봤겠지 하는 안도의 한숨을 안고 말이다. 두려움이 엄습해 오는데도 애써 대담한 척 저도 무서웠으리라. 애처롭다는, 어머, 저 고양이 어떻게 해 하는 걱정을 하고 있는 사이 언제쯤 튀어나갈까 고민할 틈도 없이

후다닥 맞은편 사차선을 가로질러 내가 걷는 인도로 달려온다. 그러고는 어깨를 쭈욱 편다. 무사히 건너 살았다는 안도감이리라.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그의 집은 어디일까. 이 한낮에 무엇을 찾으러 저 멀고 먼 길을 목숨도 아깝지 않게 건너고 있을까. 노란 털이 뙤약볕 아래 유난히 눈에 띈다. 내 눈앞에서 그의 당당함을 보고만 것이다.

다행이다. 일단 무사히 큰길을 건너서.

배부른 어미 고양이인지, 아니면 갓 새끼를 낳은 어머 고양이인지는 모르나 누군가 저들을 돌봐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양이는 저리 무단횡단을 하면서까지 지키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을까.


어린아이들을 두고 일을 시작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아이들이 보채지도 않았고 부모가 잠시 시간을 비워도 잘 크겠지 하는 두려움 없는 마음도 있었다.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아이들은 말하지 않아도 부모를 찾고 있었고 언제 올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의 감정을 들여다보지 못한 무심한 부모가 있었을 뿐, 밤늦게 들어오는 부모를 향해 이제 됐다 하는 안도의 숨소리를 내기도 전에 무심했던 부모는 또 아이들을 등지기 바빴다. 먹을 것을 던져주고 홱 돌아서 수업하는 부모를 보고 그때 어린 내아이들은 어떤 마음을 갖고 살았을까.

어린 새끼 고양이는 어미 고양이의 무모함을 알까. 어린 새끼들을 거둬야 하는 부모의 고행을 알았을까. 담장 아래 웅크리고 앉아 어미를 기다리는 새끼 고양이의 간절한 기다림이 먹먹하게 다가온다.

#고양이 #도로를가로지르는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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