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에서 '작가의 꿈'을 꾸며
지난해 가을 성수동 '브런치 작가의 여정'을 감상하기 위해 서울 나들이를 했다. 몸살 뒤끝이라 목이 완전히 낫지 않은 관계로 서울행을 취소할까 하다가 올케가 영양제를 놔준다 해서, 꼭 내 눈으로 보고 싶었던 전시였기에 기어이 강행하게 되었다. 영양제 한 대 맞으면 끄떡없겠지 했다. 굳이 굳이 이 전시를 보고 싶었다. 직접 보고 느낀다면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싶은 내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쉽겠다 여겼다.
서울 나들이를 한다는 건 내겐 무리였다. 특별한 일정이 있어도 하루를 온통 쓰기엔 시간적 투자가 크다. 편안함을 누리려 버스를 타야 하고 버스 속에서 꼬박 왕복 열 시간 이상을 견뎌야 한다. 열 시간이면 벽돌 책 한 권은 거뜬히 읽어낼 시간인데, 그러나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려면 도로 위에서 한나절을 보내는 불편도 내 몫이어야 했다.
꿈을 향한 틈 사이로 빛이 들어왔다.
나도 작가다, 이제는 책을 내고 싶은 작가다 했다. 브런치 작가면 입장할 때 명함도 만들어 주었다. 즉석에서 사진을 찍는데 마스크를 쓰고 찍으니 몸살로 축난 얼굴을 가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 기다리지 않고 입장할 수 있어서 흐뭇했는데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작가증을 받은 순간 뿌듯함은 숨길 수 없었다. 뿌듯함을 안긴 한 컷의 그 사진은 지금도 내 책상 앞을 자랑스럽게 지키고 있다.
브런치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 5분의 사진과 내력이 걸려 있었다. 나도 조만간 저런 곳에 내 이력이 걸리길 기대도 해 보았다. 몸서리쳐질 정도로 전율이 일었다. 사실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작가와의 만남을 기대했던 건 아니었지만 짧은 만남을 통해 더 확실한 동기부여도 하고 싶었고 어떻게 글을 쓸까 방향이라도 잡아보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아직은 내가 써야 할 길이 어떤 길인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마음껏 써도 되는,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드넓은 공간에서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있을 뿐이다. 마냥 막연하다는 것도 맞다. 누군가 이끌어주는 사람도 없고 멘토가 없으니 막막한 건 사실이었다.
작가의 글쓰기 레시피가 진열되어 있었고 필요한 만큼 가져가면 되는데 작가마다 한 문장씩 쓰인 문구를 전부 가져왔다. 욕심을 부렸다. 가지고 싶은 욕구, 채우고 싶은 욕구, 쓰고 싶은 욕구. 올해는 뚜렷한 방향을 잡아 내가 쓰고자 하는 글쓰기 욕구를 향해 계속 나아가려 하고 있다. 쓰는 삶을 응원하는 글귀가 나를 위한 응원의 메시지라 생각하며 꿈자락을 불끈 동여맸다.
이제는 브런치스토리로 서울 오르내리는 일이 다반사가 됐으면 바란다.
올해도 '브런치, 벌써 10년. 팝업 전시를 함께 할 작가"를 찾는 이벤트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내게는 오르기 힘든 자리지만 못 할 것도 없는 자리다. 마음은 흥분으로 들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용솟음치고 있지만 글을 쓰려니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망설여지는 건 또 어쩔 수 없다. 브런치에 실린 걸출한 여러 작가들의 글을 보면서 아직 한참 모자라는 나의 깜냥에 결코 우쭐거릴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브런치스토리에 처음 낙방하고 마음이 상했었다. 주제넘게도 이런 글을 읽어주지 않으면 어떤 글을 읽는단 말인가 하면서 좀 뻔뻔했었다. 진정하고 다시 들여다보며 읽어보니 내 글은 그냥 넋두리로 들렸고, 볼품없었고 부끄러웠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지? 마음을 가다듬고 심기일전하여 어려웠던 문턱을 겨우 넘게 되었다. 그러나 브런치스토리에 합격한 이후로 글을 정기적으로 발행하지 않았다. 주제를 정해 놓고 글을 썼지만 맥락 없는 글이 되어 가끔은 발행해야 할 날을 넘기기도 했다. 그때는 블로그나 인스타를 더 열정적으로 했음을 또한 인정한다. 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책을 읽고 읽은 책을 기록으로 남겼다. 종종 서평 의뢰도 받았고 나름대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겼다. 현역으로 활동하시는 작가의 글쓰기 수업도 들었지만 비대면으로 주어지는 저녁 시간이 맞지 않아 흐지부지 되고 말았는데 좋은 글을 써야겠다는 확실한 의지는 분명 있었다.
한번 낙방하고 보니 제대로 보였다. 서투른 글솜씨에 체계적이지 않은 짜임에 갈팡질팡 어찌할 줄을 몰랐다. 확실하게 할 줄 아는 것이 적었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도 내가 잘하고 있는 건 또 아니었다. 갈수록 미숙하고 갈수록 어설펐다.
그러다 어느 순간 번쩍 정신이 들었다. 글을 써야겠다면 확실한 공간에서 확실한 기회가 주어진 브런치스토리가 제격임을 전광석화처럼 감지했다. 내게는 이곳 브런치스토리가 빛이라는 것을. 꿈을 좇는 것이 어쩌면 막연하지만 분명 막연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이곳에서 열심히 읽고 듣고 쓴다면 반드시 길은 있으리라는 것을.
블로그 횟수를 줄였고 브런치스토리에서 글 쓰기를 늘렸다. 아울러 이미 활동하고 계신 작가들의 작품을 찾아 꼼꼼히 읽기 시작했고 발행한 글들을 매일 찾아 들어가며 읽었다. 또한 흡족하지 못한 내 글을 몇 번이나 다듬어가며 고쳐가며 자연스럽게 읽히길 바랐고 때론 위로가 되기도 하는, 때론 누구나 읽기에 편한 글이 되길 희망하며 오늘, '작가의 꿈'에 발을 디뎠다.
먼 곳에 있지 않았다. 소중한 건 옆에 있음을 깨닫는다.
브런치스토리는 작가가 되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곳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분명 힘든 노동이다. 힘든 노동임에도 내게는 즐거운 노동이 되길 희망하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