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하지 말아야 할 짓거리'를 한다는 것
가장 위험하다고 여기는 일은 상황에 따라 많다. 그중에서도 화장실을 들어갈 때 핸드폰을 들고 들어가는 것이다. 혹여라도 물이 튀거나 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집 작은 녀석은 샤워할 때도 핸드폰을 들고 들어간다. 그럴 때마다 조심하라며 한 마디씩 하는데 음악을 틀어놓고 노래를 들으며 샤워를 해서 오랜 시간을 습기에 노출되어 있는 것에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정작 그놈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내 일도 아닌 것에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격이다.
문제는 내가 화장실을 갈 때 핸드폰을 들고 들어간다는 것이다. 씻거나 양치를 하러 들어갈 때는 들고 들어가지 않는데 볼일을 보러 들어갈 때는 챙겨 들어간다. 그러면서도 속으론 빠뜨리지 마라, 조심해라 주문을 왼다. 내가 생각해도 웃기는 상황이다. 그러다 가끔 변기통에 핸드폰을 빠트렸을 상황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그럴 땐 얼마나 빠른 속도로 핸드폰을 집어 올려야 하나?
만약, 만약 당신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라면 어떨까? 핸드폰을 들고 들어가는 사람이라면 그런 상황이 올 거라 예상을 해야 한다. 아직은 변기에 빠뜨린 적은 없지만 언젠가는 빠뜨릴 것 같아 혼자서 무척이나 애를 쓰며 갖고 들어가지 말아야지 다짐을 한다.
그러다 한 번은 손이 미끌거려 핸드폰을 바닥으로 떨어뜨린 적이 있다. 얼마나 놀랐는지 가슴을 쓸어안고는 다시는, 다시는 들고 들어오지 말아야지 몸서리를 치며 거 봐라, 제발.... 하며 머리를 콩 쥐어박았다.
가장 무모한 짓은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다는 것
그러면서도 상대에겐 하지 마라 해놓고
정작 본인은 한다는 것
머리는 안 된다 하는데
가슴으로 나는 괜찮다 되뇌면서도
혹시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늘 그리며 또 무모한 짓을 하고 만다.
오늘도 화장실 들어가면서
두 손 쥐고 시선 내리깔고
터벅터벅 걸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