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겨울 일본 도쿄

5화. 나는야 날씨요정

by 노란콩


배부르게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하는데 친구가 넌지시 물어본다.



"바다가 좋아? 산이 좋아?"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가득했다.

나는 도쿄라는 일본의 도심을 즐기러 왔는데? 산이랑 바다라니?



"산? 바다?"

"응. 어디가 좋은데?"

"나는.. 음.. 바다는 매일 보니까. 둘 중에 고르라면 산!!"

"그럼 나 내일 쉬니까 후지산 가자."

"후지산?"

"응. 후지산 한 번은 가볼 만해."

"어... 어.. 그래!"



그렇게 내일의 일정이 정해졌다. 사실 우리나라 한라산도 안 가봤는데. 후지산을 가게 되다니.

기대감이 일도 없다. 그래도 친구가 신경 써준 일정을 싫어!!라고 할 만큼 고집이 세진 못하다.



아침 일찍 후지산으로 출발하는 길. 친구의 차를 타고 이동했다. 고속도로로 차를 올렸는데 생각보다 도로에 차들이 많다.



"와. 이 시간에 차 많네. 막힐까 봐, 일부러 일찍 나왔는데."

"그러게."

"여기 가는 차들은 다 후지산 보러 가는 거야."

"응? 그래?"

"응. 이 고속도로는 후지산으로 가는 길이거든."



잠깐 쉬러 들린 고속도로 휴게소. 우리나라와 너무 비슷하다. 식사류와 주전부리 그리고 커피를 판다. 우리나라 휴게소는 된장찌개, 김치찌개, 라면, 우동 등등이 가장 보편적으로 휴게소에 판매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어떤 메뉴가 가장 보편적일까. 역시나 빠지지 않는 카레와 우동, 그리고 라멘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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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기는 애매한 시간이라 그냥 구경만 했다. 커피를 사고 다시 이동했다. 조금 가다 보니 후지산이 보인다. 분명 후지산은 멀리 있는데 눈앞에 너무 존재감이 크다. 크기가 우리나라 한라산과 백두산 보다 크니 당연하다. 후지산 위에는 눈이 소복하게 남아있다. 후지산은 그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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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이 있는 마을로 들어와 본격적으로 관광을 했다. 원래 후지산은 날이 흐리면 보이지 않는단다. 그리고 생각보다 흐린 날이 많아 1년에 2/3 정도만 볼 수 있다고 했다. 내가 날씨요정이었던 거지!!



후지산과 함께 사진을 찍고 동네의 온천을 돌아다녔다. 온천이라 해서 우리나라의 목욕탕? 비슷한 느낌이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속에 달걀을 넣어 두는 그런 그림을 상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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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닥이 모두 보이는 깨끗한 물속. 그 속에 물고기가 유유히 헤엄을 친다. 신비롭다. 일본 애니메이션 벼랑 위의 포뇨,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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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돌아다니다 보니 이제 배가 고프다. 친구의 메뉴 추천은 초밥, 후지산의 전통 국수, 돈가스였다.

잠깐 고민을 하다 후지산에서 맛볼 수 있는 전통 국수를 골랐다. 친구의 표정이 그닥 좋지 않다.



"국수 먹을 거야?"

"응!!"

"초밥도 맛있어."

"초밥은 나 있는 곳에서도 먹으니까. 국수는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거라며. 국수 먹고 싶어."

"여기 근처 초밥집이 회가 두툼하거든 그래서."

"그래? 음.. 그래도 국수!!"

"그래. 그러자."



친구는 내심 초밥을 선택해 주길 바랐지만 나의 선택은 확고? 했다. 친구와 함께 국숫집으로 향했다.

흰 돔으로 생긴 음식점 사람들 앞에 커다란 주물 냄비가 하나씩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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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된장 국수?를 시켰다. 나베 안에 칼국수 면의 국수와 각종 야채 그리고 된장을 넣어 끓인 음식이란다. 조금 기다리니 음식이 나왔다. 추운 겨울에는 역시 뜨끈한 국물이 있어야지!!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국수는 친구가 더 많이 맛있게 먹었다.


"너. 아까 국수 별로라고 하지 않았어?"

"그랬는데 왜 이렇게 맛있냐?"

"야. 네가 재일 많이 먹었어."

"그때는 여름이라 진짜 맛이 없었거든? 겨울에 먹으니까 맛있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후지산을 두고 도쿄로 돌아왔다. 도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쯤. 워낙 아침에 후지산을 보고 와서 오후 시간이 남는다. 혼자 있고 싶다.



"나. 근처 카페 가고 싶은데. 좋은 곳이 있어?"

"앉아서 먹는 카페가 많지 않은데. 나 운동 갈 거거든? 가는 길에 데려다줄게 같이 나가자."



친구는 갑자기 스피닝을 타러 가겠다고 했다. 나는 친구가 데려다준 카페에서 조용히 한침의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때가 시작이었다. 여행지에서 말도 안 되는 향수병이 나타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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