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마음으로
날밤을 새고 맞이하는 새벽. 나는 그 풍경, 그 시간에 붙잡혔다. 아무도 없이 고요하며, 차갑게 살을 두르는 공기가 가득한 시간. 해가 뜨기 직전, 가장 어두운 시간이었다. 그 어둡고 고요하지만 깊은 시간이 나를 대변하는 듯하다.
사람의 인격은 단편적이지 않다. 겹겹이, 시간이 쌓인다. 점이 모인 선. 선이 모인 면. 면이 모인 덩어리, 그리고 그 덩어리의 형태. 한 인격체라 함은 하나의 서사이며 역사임을 믿어 의심치 않다. 그것을 깎고 다듬기를 반복하여 빚어낸 무언가가 거울 속의 모습이 된다.
내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선뜻 답하기가 어렵다. 많은 시간을 거쳤기에 긴 문장으로 설명해야 하지만, 또한 그 본질은 단순한 원형이기에 글자로 담아낼 수 없다. 그러니 나는 내 인격의 덩어리를, 조금이나마 고르고 다듬은 글로 풀어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