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자락
바다에 입수하기 전에 대열을 맞추어 준비운동을 하고 몸풀기로 구보를 뛰었다. 전국의 대학생들 중 바다로 놀러가서 사범이 깃발을 들고 구보를 뛰는 곳은 우리 학과밖에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후 시시콜콜한 해변가 레크레이션을 진행했다.
물놀이를 마치고 저녁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술자리는 꽤나 고역이었다. 나는 낯가림도 심하고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술이 약한 나는 금방 방으로 돌아왔다.
수련회가 마치고 나서는 동기들, 선배들을 떠나보내고 나는 다시 태권도 동아리의 합숙 일정 막바지를 함께했다. 그때의 나는 약간의 공허와 슬픔, 좌절에 잠겨 있었다. 여름 밤의 공기인데도 유독 쌀쌀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만둘 수는 없었다. 아직 22년이 끝나지 않았고, 나에게는 해야 할 일이 남아있었다. 하계수련회와 훈련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나는 다시 스스로를 지독하게 훈련시켰다. 여름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학과 공지방에 기다리던 가을 축제 ‘유도 시범단’을 모집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