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7
1. 망친 반죽은 포기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낫다. 죽은 이스트로 빚어 부풀지 않은 반죽에 새로 이스트를 넣고 다시 발효해 구운 빵은 촉촉한 결대신 술빵처럼 기포가 가득 생기고 시큼한 맛이 난다. 그래도 버리자니 아까워서 시럽을 끼얹고 전자레인지에 데워 조금씩 먹고 있다. 역시 뭔가 제대로 하려면 필요한 것들을 잘 갖추고 순서를 지켜 차근차근 시간을 들여서 해야 하는 것이다.
2. FLEABAG: a dirty or unkempt person 더럽고 엉망진창인 사람
영국 드라마 '플리백'을 보았다. 초중반까지는 영국의 다크 코미디를 즐기며 보다가 점점 깊어져 가는 스토리에 끝까지 보게 되었다. 이 드라마의 기획자, 작가이자 주인공인 피비 월러 브릿지와 셜록에서 모리아티를 연기한 앤드루 스콧, 더크라운의 올리비아 콜먼 등이 출연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킬링 이브'의 제작과 각본에도 참여한 피비 월러 브릿지의 날카로운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의 여성 캐릭터들은 욕망에 솔직하고 거침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트라우마로 가득 찬 일상을 살고 있다. 소중한 사람을 눈 앞에서 잃은 아픔을 기이한 방식의 집착과 중독으로 기피하며 자기파괴적이 된다. 억압된 감정으로 인해 표현이 결핍된 여성들의 괴팍함과 어색함에서 묘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코미디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