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지지리도 안듣는
시.리.다 말썽꾸러기 삼남매 덕분에
나는 오늘도 3단계로
녀석들에게 엄포를 놓는다
"그러다 다친다 이제 그만 하자~"
"네~"
대답은 잘한다
"그러다 누구 하나 다치면
엄마 화낼 수 있단다"
"네~"
대답은 하지만 행동은 여전하다
"앙~~~~~피났떠~~~으앙~"
나는 드뎌 화산처럼 폭발하고 만다
막내를 끌어안은 채 녀석들을 혼내고 만다
"엄마가 하지 말랬지!!!"
그때 때마침 등장하시는
아이들의 히어로! 외할아버지~
외할아버지를 보자마자
얼른 뒤로 가서 숨는 녀석들...
"너희 이리와!"
"됐다 그만해라 애들이잖니~"
난 매번 아이들을 바로잡으려 할때마다
도움을 안주시는 아부지를 향해
그동안 가슴 속 한켠에 꾹꾹 눌러 두었던
섭섭함의 말을 내뱉고 만다
"아빠 저희는 잘못할 때마다 혼내시며
회초리도 드시면서 키우셨잖아요
근데 왜 전 그러면 안돼요?"
내 어릴적엔 그렇게 엄하셨으면서...
왜 손주들에겐 한없이 너그러우신가 말이다
일관성 없는 그 모습에
때론 당황스럽고
때론 원망이 올라온다
그 시절의 내가 받은 상처가 받침이 되어...
나와 더이상 언쟁이 싫으신 것인지...
내게 화가 나셔선지...
아부지는 일어나 나가신다
하고싶은 말을 하고도...
난 맘이 불편했다
계단을 내려가시는
아부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데...
그 때 아부지의 생각이 들렸다
뒤돌아 가시며 차마 하시지 못한 그 말이
내 가슴에 들렸다
.
.
.
.
.
"그래서 후회된다..."
회한이 가득한 뒷 모습에...
아까 한 말을 주워 담고 싶었다
조부모님들이 왜 그리 손주들에게
한없는 너그러움으로 사랑을 베푸시는지
그날 알게 되었다
우리들을 키우시며
하셨던... 후회
못했던... 미련
덜해줘... 미안함
"미안했구나!"
말로 전하지 못한 이 맘에...
손주들에게 더 베푸시고
더 사랑하시며
더 예뻐해주시는 것 같다
그래! 버릇 좀 나빠지면 어떠랴~
내 부모에게 그것이 기쁨이 된다면...
이제 원망을 거두고
우리에게 못한 사랑을 맘껏 표현하시도록
기회를 드리자!!!
그 후 난 조부모님을 말리지 않는다
단 아이들 앞으로 가서 이렇게 작게 속삭인다
"할아버지 조금 있다 집에 가시는데
그땐 너희와 엄마만 있는거~
알고 그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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