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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독 Feb 21. 2024

마음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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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날과 다른 일 없이 똑같은 날이었다. 최근엔 하고 싶은 게 많아져서 그런지 하루가 짧다. 그동안 못 했던 것들을 마음먹고 하나 둘하고 미뤄뒀던 일들을 시작한다. 입맛이 없다가 식욕이 생기듯 무언갈 하고 싶은 마음은 어떤 계기 없이 찾아왔고 거칠게 나아갔다. 살만 한가 보다.


꾸준하게 무언갈 한다는 건 일종의 습관을 만드는 일이다. 평소에 하던 일과 새롭게 시작한 일들이 하루를 채우고 앞으로 다가올 수 일의 시간을 채운다. 중요한 건 지치지 않는 연습이다. 실증이 금방 나서 중간에 포기하면 너무 아깝다. 너무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게 좋다. 


마음이 급해질 때면 여지없이 실증과 권태가 찾아온다. 그런 날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자기 전 스마트폰을 보다가 마음 기록이라는 걸 봤다. 아이폰에 있는 기능인데 처음 보았다. 이런 게 있었나 하면서 앱을 들어가서 살펴봤다. 마음 기록이라니, 일기를 쓰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다음날 알림이 왔다.


‘ 그날의 마음, 순간의 마음을 기록해 보세요’


불안함, 짜증 남 및 걱정스러움, 열정적임, 기쁨, 자랑스러움, 감사함, 평온함, 희망적임, 신남. 여러 가지 감정들이 섞여 만들어진 그날의 마음, 순간의 마음을 기록한다는 것. 그런 마음 상태가 된 원인들을 기록한다는 것. 모두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마음 상태를 기록을 하며 그날엔 그랬지 돌이켜 본다. 어쩌면 나의 마음을 스스로가 제일 몰랐던 것 같다. 내가 모르는 마음을 남이 알아주길 바라는 건 너무나 이기적인 생각이다. 그런 상태에서 타인을 공감하고 마음에 들이는 게 가능할 리가. 하나뿐인 내 마음에 너무나도 무관심했던 날들이다.  타인이 중심이 된 삶보다 내가 중심이 된 삶을 살아간다. 내 마음을 알아야 누군가를 품고 사랑할 수 있을 거다. 나를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다. 


마음을 기록하는 것, 나를 챙기는 일. 나를 사랑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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