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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독 Feb 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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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선물을 즐겨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꼭 해야 할 선물이 있다면 신중하게 고른다. 필요한 물건이 뭘까, 이거 해주면 좋아할까? 그래도 신경 써서 해주는 건데 그 사람이 바라고 좋아할 선물을 고른다. 옷을 골라도 보고 향초와 향수, 핸드크림. 평소 좋아하는 쿠키나 건강식품. 등등. 선물을 한다는 건 꽤나 신중해야 할 일이더라.


어느 날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해줬다. 뭉툭한 글씨체로 적어나간 손편지와 함께 전했다. 처음엔 책을 선물하는 게 맞나 싶었지만 반응은 예상외로 좋았다. 마침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했고, 글을 선물받으니 특별한 위로를 받은 느낌이길 바랬다. 책을 고르며 읽어본다. 책도 읽고 선물도 하고 일석이조다.


때로는 말보다 글로 전하는 마음이 더 와닿을 때가 있다. 마음속이 텅 비어있는 공허한 상태와 외로움을 느낄 때면 무언가라도 채우고 싶기 마련이다. 주변의 말소리는 소음으로 들릴 때가 있다. 나는 그럴 때면 글을 쓰거나 읽었다. 쓰는 행위를 하면서 자기 객관화를 비롯해 반성과 후회를 맘껏 하고 다시 일어났다. 읽을 때면 책의 내용에 흠뻑 젖어 공허함을 다른 이의 이야기로 채웠다. 글이 가져다주는 감동은 꽤나 거대하다. 그래서 책 선물을 하기로했다.


검은 활자들이 어우러져 누군가의 마음을 녹인다. 차갑고 시린 바람에 입은 상처들을 회복시킨다. 공허한 마음은 다시 채워지고 덕분에 외로움도 덜 해간다. 누군가에게 책 선물을 받는다면 그 사람은 당신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좋아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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