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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독 Feb 25. 2024

구름처럼 몽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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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슈크림 같이 생긴 큰 구름을 보았다. 하얗고 예쁜 그 구름은 아마 그날의 구름 중에 제일 인기가 많았을 거다. 날아가서 포옹을 하고 숟가락으로 퍼먹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해가 지는 시점에 분홍색 노을과 겹쳐 커다란 분홍색 머랭 같았다. 보기만 해도 부드럽고 너그러운 구름이다. 가서 품에 안기고 싶었다.


닭은 알을 낳아 사람에게 선물한다. 닭도 그걸 알 거다. 소중하게 품던 알을 사람에게 주기란 쉽지 않을 텐데. 줄곧 누군가를 품어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지며 살고 싶었다. 화를 내거나 성질을 부린다고 미워하지 않을 다짐. 당신의 성난 마음을 오히려 품어줄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싶다. 내가 품어 두었다가 너그러움으로 선물하고 싶다. 소중한 사람에게 성을 낸 그 사람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그 아픈 마음을 알아채고 쓰다듬고 싶다. 내 상처는 뒤로한 채 나에게 소중한 사람의 마음을 먼저 보살펴 주고 싶다. 있는 힘껏 안기고 싶었던, 마치 그날의 구름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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