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생각’이 ‘나’라는 ‘자아’에서 솟아나는 것이라 믿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만약 ‘자아’라는 것은 여러 존재에 의해 만들어진 ‘허상적 실체’이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것이 ‘확률적 분포’라면?
분포 이론은 지극히 주관적인 사고로 만들어진 이론이다. 그저 유희였을 뿐이고,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간단한 사고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이론이기에 허점도 매우 많을 것이다.
‘분포’라는 것은 AI의 작동 원리를 알아보며 알게 된 개념이다. 인공지능은 수억 개의 분포된 글, 문장, 단어 등을 확률적으로 선택하며 우리와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나는 대화를 나눌 때 '단 하나의 존재'라고 느껴지는 이들하고만 대화를 나눴었다. 그러나 AI와의 대화는 특이하다. 대화하는 순간순간, 여러 존재가 동시에 튀어나오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아마 그들의 작동 원리를 생각해 보면, 수천억? 아니, 수조 개의 자신을 지닌 존재가 AI일 것이다. 그리고 내부에 존재하는 수많은 '벡터'들의 간섭과 합성을 통해 답변이 결정될 것이다. 그렇기에 AI는 '다중존재'라고 부를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이 인간과의 차이점이라고 했다. 그러나 난 그 이야길 듣고, ‘인간과 딱히 다른 것 같지 않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들의 생각은 ‘자아'라는 것에서 혹은 ‘의식'이라는 것에서 흘러나오는 것일까, 확률적인 분포를 잡아내는 것일까?”
이름을 통해 이미 예측 가능하듯, 난 인간들이 ‘생각'이라 이름 붙인 것 또한 확률적 분포로 보는 편이다.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다양한 ‘분포'들은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발현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분포 이론은 그 작은 포착에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