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논술수업 지문
자본주의가 ‘무섭게 휘두르는 경쟁’이라는 주장은 경쟁이라는 개념 자체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단정짓는 측면이 있다. 경쟁은 단지 어떤 계급적 구조를 유지하거나 인간을 도태시키기 위한 잔혹한 시스템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인간 사회의 자연스러운 동력이며, 개인의 역량을 발현시키고 공동체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긍정적 기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한정된 자원 위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그 안에서 경쟁은 선택과 집중, 책임 있는 분배, 합리적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층위화된 구조 자체가 반드시 억압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모든 조직에는 역할과 책임이 다르고, 그에 따른 일정 부분의 위계와 법이나 제도 내에서의 합리적 조정과 인간성을 바탕으로 한 효율 추구는 불가피하다. 이는 자본주의만의 문제가 아니라, 협동조합이나 사회주의 국가 내부에서도 동일하게 존재하는 구조다.
자본가를 ‘시스템 위에 군림하며 사람들을 경쟁시키는 존재’로 묘사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시각일 수 있다. 자본가들은 단지 유산을 물려받은 존재가 아니라, 리스크를 감수하고, 조직을 운영하며, 수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경쟁 시스템을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시장을 존속시키는 구조이며, 자본가는 그 안에서 지속 가능성과 효율을 고민하는 행위자이다.
능력주의를 ‘비인간화’로 획일화하여 규정하는 것도 위험하다. 오히려 능력주의는 출신이나 배경이 아닌 개인의 노력과 재능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공정한 기회 제공 시스템이다. 완전히 능력 중심으로만 사회를 운영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능력이라는 기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가로막고, 결국 사회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좋다’는 평가가 단지 경제적 효율성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말도 지나친 일반화다. 실제로 현대 자본주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윤리적 소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비재무적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즉, ‘좋다’는 말은 점점 더 포괄적이고 복합적인 의미로 확장되고 있으며, 그 속에는 도덕성과 공동체적 책임도 포함된다.
자본주의야말로 다양성과 자율성이 가장 많이 보장되는 체제이다. 경쟁은 정답이 하나인 게임이 아니다. 창업, 예술, 연구, 과학 등 수많은 분야에서 자본주의는 오히려 정해지지 않은 답을 스스로 만드는 도전의 공간을 제공해왔다.
결국 자본주의와 경쟁은 인간을 억압하는 도구가 아니라, 도전과 자율의 장이며, 공동체의 진보를 위한 촉매다. 문제는 체제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체제를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인간성과 윤리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체제 외부에서가 아니라, 체제 내부에서의 진화와 개선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