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어떻게 골라?
줄넘기 학원을 그만둔 아들은 방학 내내 백수처럼 집안을 어슬렁거렸다.
휴대폰을 빼앗으면 텔레비전 리모컨을 가져와 유튜브 시청을 하고, 텔레비전 리모컨을 빼앗으면 방으로 쪼르르 달려가 휴대폰 게임을 시작했다.
“아들, 너 방학 생활 계획표 왜 짰냐? 지키지도 않을 거면서!”
“엄마, 엄마는 왜 밥 먹어? 어차피 똥 쌀 거!”
아오! 이러니 내 주먹이 열 일을 할 수밖에. 굴밤이나 먹어라. 요 녀석!
이번 주 수요일 내가 먼저 개학을 했고, 아들은 만세를 불렀다.
“드디어! 해방이다.”
"미투"
솔직히 이야기하면 나도 탈출해서 좋았다. 잔소리 그거 하는 사람도 스트레스다.
아니나 다를까 퇴근하고 집에 왔더니 풀어 두라는 연산 문제집은 대충 풀고, 과자 먹은 쓰레기는 식탁에 그대로 두고, 양말은 뒤집어서 방구석에 놓아두고 소파에 널브러져 TV를 보고 있다.
현관 입장과 동시에 속사포 잔소리를 쏟아냈더니 쪼르르 달려온 아들이 나에게 극강의 밸런스 문제를 냈다.
“엄마, 멈춰! 잘 들어 봐! 밸런스 게임이야! 지금 내가 열심히 공부하고 고3 때 폭발해서 TV 다 뿌시면 좋겠어? 아니면 지금 내가 실컷 게임하고 TV 보고 놀다가 고3 때 정신 차리는 게 좋겠어?”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오늘은 또 무슨 쇼츠를 본 거야? TV 끄고 들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