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동시 쓰기 수업에 가다.

네들이 동시를 알아?

by 사차원 그녀

내가 (사)어린이도서연구회에 들어가 회원이 된 지는 벌써 5년이 되었다. 육아휴직 중 친한 선생님의 권유로 인해서 가입하게 되었고, 힘든 코로나 2년을 버티고 어느덧 나는 5년 차 회원이 되었다. 어릴 적부터 책도 많이 읽고 글도 잘 쓰는 멋진 아이였냐고 묻는다면 전혀 아니다. 반대로 어린 시절의 결핍 때문에 나는 여기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초등학교 시절 우리 집에는 그 흔한 그림책 1권도 없었고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책을 읽은 기억도 거의 없다. 중학교 때 우리 반에는 누나가 3명이나 되는 남자아이가 있었다. 걔는 누나들이 읽는 책들을 자주 학교에 가져와 읽곤 했는데 그 당시에 나는 이 친구에게 책을 빌려와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작은 부러움에 나는 다짐했다. 커서 돈을 벌게 되면 책도 많이 사보고, 우리 아이들에게 책도 자주 사주겠다고 말이다.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하는 주된 활동은 모여서 어린이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소모임이다. 그 외에도 중간마다 회원과 회원 자녀 대상으로 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올해는 우연찮은 기회에 경남권에 가깝게 사는 동시 쓰는 선생님과 연결이 되어 자녀들 대상으로 동시 쓰기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수업은 매주 토요일 오전에 총 4번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아이들이 쓴 동시를 엮어서 작은 책이 11월 중에 나올 예정이다.


처음에 소식을 듣고 집에 와 아이들에게 동시 쓰기 특강을 알렸다. 5학년 큰딸은 단호하게 No라고 외쳤다. 그리고 둘째는 구토하는 시늉을 보이며 ‘나 안나, 나 안가’를 연발했지만, 나의 꼬임에 넘어가 반강제로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꼬임이라는 게 별거는 아니고 토요일 시 쓰기 수업을 하고 나면 아빠 패드로 게임을 1시간 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지금까지 아들에게는 빠지지 않고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고 있다. 타 지역으로 전근이 난 이후에는 읽어주는 횟수가 들쑥날쑥하지만 그래도 아들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꾸준히 책을 읽어준 덕분인지 아들은 일기도 곧 잘 쓰고 독서록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작년에 아들은 동시로 상을 받은 전적이 있다. 참가상에 가깝지만, 부상으로 받은 문화상품권으로 집 앞 서점에 가서 만화책을 사며 그렇게 기뻐했었다.


매사에 덜렁덜렁하지만 날 닮아서 특이한 구석이 있는 아들. 그리고 요즘 나의 브런치 글을 훔쳐보는 재미에 빠진 아들이니 잘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올여름 지역도서관에서 한 에세이 쓰기 수업에 나는 참여했고, 그 회원들과 함께 쓴 에세이 책자도 곧 나온다. 그리고 아들의 동시 책자도 나오면 우리는 함께 파티하기로 했다. 우리 집에는 2명의 작가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