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날의 후회가 그렇게 많은 사람이 아니다.
후회할 행동을 별로 안 했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 누구보다 바보 같고 멍청하고 한심한 실수와 잘못된 행동들로 넘치는 젊은 시절을 보냈다.
내 기준을 뛰어넘는 방탕한 소비, 결국 다 들통날 거짓말들, 충고랍시고 한 주제넘은 말들, 공격적 언행들
다 내가 한 행동들이었다.
내가 나 스스로에게 한 우스꽝스러운 행동과 선택들이야 내가 감수하면 그만이겠지만은,
타인에게 한 과오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 여전히 강한 후회와 미안함으로 남아 있다.
내가 얼마나 후회하냐에 따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고 했다면,
나는 내 뼈와 영혼을 갈아서라도 후회하고 후회하는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가장 강력한 존재라 우리에게 그런 만회의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되돌아갈 수도 없는 과거에 붙잡혀 후회하면서 현재의 시간을 보내느니,
과거의 후회와 부끄러움은 내가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외면하지 않고, 쪽팔려도 나의 기억들을 일단 꽉 껴안고
현재를 산다.
다시 돌아가도 나는 똑같이 한심하게 굴지 않을까 싶다.
경험의 부재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기질이 가장 강하게 작동되고, 당장 수행해야 할 과제들로 넘쳐나는 시기라
스트레스와 불안이 그 어느 때보다 높고,
또 학교라는 곳에 가면 나보다 잘난 또래들로 가득해, 그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한없이 깎아내리고
깎아내린 곳에는 열등감이란 근본도 없는 감정으로 가득 채운뒤,
그것이 내 안에 가득하다는 것을 감추려고 억지스럽고, 과장되고, 격앙되고, 우스꽝스러운 행동들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는 시기였다. 그래서 나는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물론 지금도 매일 실수를 하고 후회를 하고 지내지만,
적어도 현재는 내가 그럴 것이라는 것, 안 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그런 나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산다.
나이가 들면, 현명해져서 안 한다기보다는 망신을 원없이 당해 몸에서 체득화되어 덜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뭐.. 나의 경우엔 그렇다.
그리고 알게 된다.
과거가 어떠했든 중요한 것은 오늘 하루를 보내는 나 뿐이다.
오늘이 괜찮다면, 어제가 거지 같았어도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래서 나는 오늘 하루를 중요시한다. "내일부터"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내일부터 책을 100페이지씩 읽을 거야." 대신 "오늘 1페이지 읽는다."
"내일부터 다이어트할 거야." "오늘 짐에 가서 샤워라도 한다."
"내일부터 일기를 매일 쓸 거야." "오늘 그냥 내 블로그에 로그인한다."
말은 언제나 강한 어조로 내일을 향해 있지만,
행동은 언제나 오늘에서 이어진다.
난 나의 의지와 마인셋을 믿지 않는다. 오직 오늘 한 내 행동들만 믿는다.
그리고 언제나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데, 내가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한 행동에 집중하면 반드시 내가 그전에 잘 지켜 온 습관이 사르르 무너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최근에 일주일에 두 편의 글을 쓰는 습관 갖기를 삶의 우선순위로 정했더니 그동안 잘 지키던 식습관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여기서 삶의 우선순위를 무엇으로 정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다 가져갈 순 없기 때문이다.
오늘 나는 글쓰기를 최우선으로 정했으니, 나머지는 조금 흐트려져도 무시하기로 결정한다.
그걸로 속상해하거나 자책하지 않는다. 아니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완벽한 하루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할 것 하나를 고른다.
내가 오늘 그걸 수행했다면, 나머지는 조금 흐트러져도 그냥 넘긴다.
왜 그랬는지 괴로워하지 않는다.
나중에 이 시간을 후회하게 되더라도
그건 그때 내가 받아들여야 할 또 다른 쪽팔린 과거인 것이다.
이렇게 오늘도 난, 나의 하루에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