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간이 왜 화장실과 해우소로
정신적 문화적 가치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Nov 13. 2023
어릴 적만
해도
대소변을 보는 장소를
소박하게
'변소',
'뒷간',
'측간'이라 불렀다.
ㅡ
이 단어들은
각각
그 기능을 직설적으로,
때로는
소박하게 표현했다.
변소는
변을 보는 곳,
뒷간은
집 뒤에 위치한 곳,
측간은
옆에 마련된 공간을
의미한다.
이러한
명칭들은
그 시대의
사람들이
생활의 필수적인 부분을
간결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데
익숙했음을
보여준다.
허나
시대가 흘러
현대에 이르러,
우리는
이제 이곳을
'화장실(化粧室)'이라 부른다.
이 명칭은
본래
'화장을 하는 방'을
의미하는데,
왜
대소변을 보는 곳을
이렇게
부르게 되었을까?
이는
아마도
우리 사회가 더욱 세련되고,
일상의
소소한 부분까지도
아름답게 꾸미려는 경향을
반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화장실이라는
말속에는
일상의
가장
사적이고
기본적인 활동을
조금 더
문화적이고
예술적인 방식으로
승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닐까.
절간에서는
이곳을
'해우소(解憂所)'라고
부른다.
'근심을 해소하는 장소'라는
이 이름은
대소변을 보는 행위가
단순한
신체적 필요를
넘어서,
정신적인 안정과
해방을 가져다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명칭은
우리가 일상의 소소한 부분에서도
삶의 깊은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의 끊임없는 탐구와
성찰을
드러낸다.
이렇게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화하는 명칭 속에는
우리가
일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이
담겨 있다.
변소,
뒷간,
측간에서
화장실, 해우소로
이어지는
이 명칭들은
단순한 단어의 변화 이상의
것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그것은
우리가 삶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까지도
아름답고
의미 있게 만들려는
인간의 노력과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제
화장실에
들어설 때마다,
우리는
이 공간이
단순한 신체적 필요를
넘어서,
사회,
문화,
그리고
인간 정신의 다층적인
층위를
반영하는
공간임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대소변을 보는 행위가
아닌,
인간의 존엄과
정신을 표현하는 행위로
승화될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화장실이라는 명칭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서
우리의 정신적,
문화적 가치를 반영하는 장소로
변모한 것이다.
이러한
명칭의 변화는
또한
사회의 미학적 감각과
언어의 힘을
강조한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우리의 세계를
재구성하고,
때로는
가장 소박하고 일상적인 것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화장실', '해우소'와 같은
용어들은
이러한 현상의
일례로,
우리가
언어를 통해
일상을 더욱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ㅡ
더욱
흥미로운 것은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는 것이다.
짚으로
엮은
새끼줄이
하나
놓여있을 뿐이다.
아직도
모르겠다.
새끼줄의 용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