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은 얼어 죽어도 겻불은 쬐지 않는다
일석 이희승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Nov 18. 2023
일찍
찾아온 추위에
부둣가
노역자들
드럼통에
장작불 지펴
찬 소주잔을
기울인다.
김 씨는 구석진 자리에
웅크린 채
신문을 읽고 있다.
박 씨 한마디
건넨다.
"자네는
왜
세상을 등지고
사냐"
박 씨를
한참을 바라본
김 씨
답한다.
"세상을 등진 것이 아니라
다른 세계를
보고 있다"
ㅡ
일석 이희승은
"양반은
얼어 죽어도 겻불은
쬐지 않는다"
했는데,
김 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