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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은 얼어 죽어도 겻불은 쬐지 않는다

일석 이희승







일찍
찾아온 추위에

부둣가
노역자들

드럼통에
장작불 지펴

찬 소주잔을
기울인다.

김 씨는 구석진 자리에
웅크린 채
신문을 읽고 있다.

박 씨 한마디
건넨다.


"자네는

세상을 등지고
사냐"


박 씨를
한참을 바라본
김 씨
답한다.


"세상을 등진 것이 아니라
다른 세계를
보고 있다"








일석 이희승은


"양반은

얼어 죽어도 겻불은

쬐지 않는다"

했는데,


김 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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