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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없는 놈, 안경을 쓰다니?

어른 앞에서 안경 착용 금지







고등학교 시절,

나는

안경을 썼다.


그때마다

어머니께서는

항상

같은 말씀을 하셨다.


"어른들 앞에서는

가능한 안경을 벗어라.

예의가 없는 것이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안경은

시력을 교정하기 위한

필수품이었고,


안경을 벗었을 때의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어른들 앞에서는

안경을 벗어야 한다는

그 이유가

자못

궁금했다.


어른들 사이에서

안경 착용이

예의에 어긋난다는 인식은

과연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아마도

이는

과거의 사회적 관습과 신념이

현대에도

뿌리 깊게 남아있는 결과일 것이다.


옛날에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학식이 높고

지적인 이미지를 연상케 했을지

모른다.


동시에,

어쩌면 그것은

겸손함의 부족을 나타내는 신호로

여겨졌을지도 모른다.


어른들 앞에서

안경을 벗음으로써,


자신을 낮추고

존경을 표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관습이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현대 사회는

다양성과 개인의 편안함을

더욱 중시하며,


특히

개인의 필요와 건강이

우선시되는 경향이

있다.


안경은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시력 교정 도구다.


그렇기 때문에

안경 착용을 예의 없는 행동으로

여기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일 수 있다.


이러한 고민을 거듭하며

나는 깨달았다.


세대 간의 차이는

단순히 생각의 차이를 넘어서,


서로

다른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가치를

반영한다.


어머니의 그 말씀은

어쩌면

그 시대의 사고방식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으며,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현대 사회의 변화하는 가치관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추어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예의와 존중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어느 순간

나는 안경을 쓴 채로

어른들 앞에 서게 되었다.


그들도

나의 선택을 존중해 주었다.








세월이

이토록

많이 흘렀음에도


그리고

그때

어른들만큼

나이가 들었음에도


아침에

일어나 안경을 착용할 때마다

머뭇거려진다.


예의 없는 놈이

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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