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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책에서 발견된 메모 몇 줄

가치 없는 이야기를 걸러낸 고갱이







묵은

책을 펼쳤다.


속표지 여백에

끄적인 메모가

있다.


언제

쓴 것인지

모른다.


심지어

내 생각을 쓴 것인지

다른 사람이 한 이야기를

옮긴 것인지


아니면

어느 글 속에

있는 것을

발췌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른 아침

머리를 스쳐 지나간

생각,


깊은 밤

방 안에서

홀로 있을 때

느낀 상념想念,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중얼거린 말에서

가치 없는 표현을 걸러

다음,


중요한 고갱이를 문장으로

옮기고,


다시

발효醱酵와 숙성熟成을 거쳐

조심스레 종이 위에

활자로

펼쳐 놓는 일이

'글쓰기'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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