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an 30. 2024
여행,
이는
듣기만 해도
가슴 벅차다.
혹한 속
눈 내리는 날에는
두툼한 외투를
걸치고
강릉 앞바다를
찾아
해변을 한동안 걷고
바다가 내리 뵈는
카페테리아에 앉아
안나카레니나를 펼쳐놓고
주인장이 하루종일 켜놓은 음악을 들으며
커피 향을
마신다.
ㅡ
여행 중에
경험하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책 속 페이지를 넘기며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인물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매 페이지마다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그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준다.
책 속의 대화는
때로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한 순간들은
여행의 지루함을 달래주고,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은
골목길을 걸으며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것이다.
골목길은
그 도시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은 가게의 주인이
손님과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
길가에 피어 있는
꽃 한 송이까지
모든 것이
그곳의 삶을 이야기한다.
이런 장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걷는 것은,
그 도시의 진정한 모습을
느끼게 해 준다.
이는
단순한 관광이 아닌,
그곳의 문화와 정서를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창 밖을
바라보는 것도
여행의 묘미 중 하나다.
버스나
기차의 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은
마치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림 같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은
마음의 여유를 준다.
이러한 순간들은
여행자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엿보게 해 준다.
여행은 단순히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골목길을 걸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얻는 경험들은
여행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이러한 경험들은
여행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도
그 여운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여행은
바로
이런 순간들로 이루어진다.
ㅡ
5일장 구경
또한
큰
재미를 준다.
노점에
야채 몇 줌 놓고
기약 없이 손님들을 기다리는
노파,
시퍼런 칼날로
연신
생선 대가리를 갈라대는
장비 같은 아저씨,
아직도
뻥튀기 기계를 돌려
강냉이를 튀기는
아저씨,
하반신을 자동차 타이어로
대신한 채
수레에 생활용품을
잔뜩 싣고
바닥을 끌고 다니는
할아버지,
눈도
마음도 호강한 하루
붕어빵
2000원에 세 개 사서
지나가는 꼬마 한 개
나 두 개
검정 비닐봉지에 담아
귀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