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장에서 산 효자손

모피 입은 아주머니와 고등학생







5일장이 설 때면

별일 없는 한

그곳에 들른다.


푸근한 인심이

깃든 곳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치열한

삶의 현장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도

여느 때처럼

그곳을 찾았다.


시장통에서

반신불수인 노인은

타이어 튜브에 하반신을 의존한 채

손수레를 끌고

생필품을 팔고 있다.


그의 모습은

마치

늙은 인어 공주 같았다.


한 유치원생은

눈물을 글썽이며

엄마손을 끌고

물건을 사자고 조른다.


어린 맘에

노인이 불쌍하여 돕겠다는

뜻이리라.


허나

고급 모피에

명품 백을 든 젊은 엄마는

노인의 모습이

흉측했던지


아이의 손을 세차게

잡아다.


이 광경을

지켜본 한 여학생이

노인에게 다가가

그들 대신

목욕 타울 하나를

산다.


또한

슬며시

다가가

효자손 하나를

사 들고


덜렁덜렁

걸었다.


5일장

득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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