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이렇게 하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버지의 묵직한 사랑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Feb 15. 2024
봄 걸친
저녁이다.
불현듯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 싶다.
ㅡ
아버지는
간혹
어머니를
섭섭게 한 적이 있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사과謝過의 말을 해야 할 때,
말보다는 행동으로
그 마음을 전하곤 하셨다.
어느 날처럼,
불현듯 집으로 들어서신 아버지의 손에는
사탕과 과일봉지가 들려 있었다.
짐을 내려놓으며,
가볍게
"이거 엄마에게 갖다 드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 소박한 행동 속에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깊은 사과謝過의 뜻과
사랑이 담겨 있었다.
아버지의 그런 모습은,
말로 사과謝過하는 것이 서툴러도,
마음만은
언제나 가족을 향한 따뜻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 사랑은
작은 선물을 통해,
어쩌면
말보다 더 크게,
더 진실되게 전달되었다.
아버지의 그 행동은
가족 간의 사랑과 화해,
그리고
이해라는 무형의 가치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어머니는
항상
그 선물을 받으시고는
미소를 지으셨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따뜻한 저녁 식사를 준비하시곤
하셨다.
그 순간,
우리 집은 사랑과 용서,
그리고
평화로 가득 찼다.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의 그 작은 교환은,
가족이라는 큰 틀 안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 주었다.
이러한 순간들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족의 사랑을 상징한다.
그것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애정과 이해,
무한한 지지를 의미한다.
우리는
종종
사랑을 크고 화려한 행동에서
찾으려 하지만,
실제로는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전달한 사탕과
과일봉지 같은
작은 행동에서 더 크게 느껴진다.
아버지의 사랑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표현되었고,
그것은
가족 모두에게 따뜻함과
위안을 준다.
사랑이란
때로는
사탕과 과일봉지로도
충분히 표현될 수 있음을,
아버지는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다.
그 사랑의 언어는
우리 가족 안에서 영원히
흐를 것이다.
ㅡ
내게는
아버지가 없다.
세 살 때
돌아가셨으니
얼굴도 기억 못 한다.
하여
아버지라는
석 자도
평생 불러본 적이 없다.
철없던 어린 시절,
한때
친구들 아버지가
아이들을 때리는 것을 본
나는
아버지가 안 계셔
퍽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허나
오늘
별안간
아버지가 보고 싶다.
해서
아버지가 계셨다면
아마
'우리 아버지는 이렇게 사셨을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가상假想의 글을 적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