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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07. 2024

엄창섭 교수의 '건봉사 송덕비 시를 쓰다'를 평하다

엄창섭 교수, 배선희 시인, 청람 김왕식









                      건봉사 송덕비

                 
            - 망실토지 환수의 배청연화(裵靑蓮花)*

                                                       엄창섭 교수                                                                    

 




금강산 건봉사(乾鳳寺)의 허리 휘감은 물안개
아흐, 만상은 한 폭(幅)의 무채색 수묵화다.
백두대간 뻗어 내린 산자락 그 천년의 고찰
‘아도화상이 창건하여 영불 만일회를 개최하고
7년 전쟁 당시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킨 호국 도량,
일제강점기 봉명학교가 건립된 선교 양종의 본산’
역사자료 찾기 디딤돌 마련하여 환수경비 쏟아붓고
놀라워라. 우주의 신비함에 깊이 잠긴 대가람은
저토록 적조(寂照)한 월광에 꿈인 듯 처연하다.
사법계와 잇닿은 자비의 불화 피워낸 삶의 교시에
촉촉이 비에 젖어 선명하게 빛나는 연초록 산하
청송(靑松)의 산자락에 탯줄 묻었으나 허명 멀리하고
지구촌 넘나드는 ‘길 위의 시인’으로 <세조실록>과
만해(萬海)의 <건봉사 본말사지기>를 펼쳐 들고
그렇게 목숨 걸다 끝내 망실한 7백만 평 찾아내어
건봉사 복원의 불사(佛事) 위해 심혈 쏟은 보살,
고독한 번뇌 끝의 만덕을 쌓은 화엄(華嚴)이다.

지난 1997년 ‘법인 봉명합명회사’ 대표직에 올라
통분 삼키고 힘겹게 토지환수작업 주도하며
‘평상심이 불도임’을 체득한 법열은 비장하다.
견성성불(見性成佛)의 극명한 정중동의 전율로
종단의 도움 일절 경계한 청연화의 공덕비!,
깊은 밤의 몽환처럼 존재의 꽃 또 피워놓고
삼라만상의 묘법과 법문 기호화한 깨달음(覺)
8백 년 그 목어(木魚)의 음조에 풀꽃 선잠을 깨다.

         




* 엄창섭 교수 ;  강릉출생
『華虹詩壇』(1966) 발행인, 한국시문학 학회 회장 역임, 현재 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 아태문인협회 고문, 사) k 정 나눔 이사장, 월간『모던포엠』주간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엄창섭 교수의 글은 배선희 시인의 금강산 건봉사 토지 환수 작업과 그의 무조건적인 기부 행위를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시는 배선희 시인이 건봉사의 역사적 가치를 복원하고 보존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투자한 노력과 헌신을 서정적으로 기리고 있다.

엄창섭 교수는 이 시를 통해 금강산 건봉사의 역사적 배경과 지리적 특성을 아름다운 언어로 묘사한다. 시의 내용을 통해 건봉사가 겪은 역경—조선 시대의 7년 전쟁 동안의 호국 도량, 일제 강점기에 봉명학교가 세워진 점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사건들이 한국 불교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강조한다. 특히, 배선희 시인의 환수 노력은 건봉사가 오랜 시간 동안 겪은 명암을 조명하고, 그 가치를 현대에 되살리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문학적으로 시는 고찰古刹의 정취를 수묵화로 비유하며, 고요하고 차분한 이미지로 독자의 마음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이러한 비유는 동양적 미학과 깊은 선(禅)의 정신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시인이 품은 역사적 사명감과 예술적 감성을 동시에 나타낸다.

시에서 언급된 ‘법인 봉명합명회사’의 대표로서 배선희 시인의 역할은 단순한 토지 환수를 넘어서, 분단된 국가에서 불교적 자비와 깨달음을 통한 사회적 화합의 길을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녀의 행동은 물질적 가치를 초월한 정신적, 영적 가치의 실현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여, 시대적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시에 나타난 ‘평상심이 불도임’이라는 교훈은 모든 행위가 깨달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교적 원리를 담고 있으며, 배선희 시인의 불사가 단순한 물리적 행위를 넘어서 깊은 영적 실천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이 시는 불교적 가치와 한국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아름답고 풍부한 언어로 포착하여, 현대 독자에게 영감을 제공하며, 분단된 한국에서의 화합과 치유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엄창섭 교수의 시는 배선희 시인의 실천적 불교정신을 기리는 한편,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깊은 사랑과 이해를 담아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시는 현대 사회에서 간과하기 쉬운 정신적, 문화적 가치들을 재조명하고, 개인이 사회와 역사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을 시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엄창섭 교수는 배선희 시인의 행적을 통해 불교의 교훈을 현대적 문맥에 적용하고자 한다. 시인이 토지를 환수하고 그 지분을 조건 없이 기부하는 행위는 불교의 자비와 이타심을 구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 개인이 사회와 역사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기부는 단순한 재산 이전을 넘어서, 사회적인 의미를 갖고 한반도의 분단된 현실 속에서도 불교적 원리가 현대 사회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시사한다.

문학적으로는 시가 운율과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고요하고 몽환적인 풍경 묘사는 독자에게 시적 경험을 제공하며, 이는 건봉사가 가진 역사적 고증을 넘어서 그곳이 지닌 영적 가치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시에서 사용된 자연 이미지와 불교 용어는 서로 어우러져, 건봉사의 자연적, 문화적, 영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는 한국의 자연과 문화가 어떻게 깊은 연관성을 맺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엄창섭 교수의 글은 또한 깊은 역사적 맥락을 제공하며, 배선희 시인의 행위를 단순한 현대적 사건으로만 보지 않고, 한국 불교 역사와의 연결 고리 속에서 평가한다. 이러한 접근은 독자에게 배선희 시인의 기부가 단순한 자선 행위를 넘어서, 역사적인 장소를 보전하고, 문화적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중대한 행동임을 인식하게 한다.

요컨대, 엄창섭 교수의 시는 배선희 시인의 희생과 헌신을 높이 평가하며, 그녀의 행위를 통해 불교적 가치와 한국의 문화적 유산을 현대에 어떻게 전달하고 보존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데 중요한 문학적 기여를 하고 있다. 이 시는 분단된 한국 사회에서 더 큰 통합과 치유를 모색하는 데 있어 시적 영감과 교훈을 제공하는 예술작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엄창섭 교수님과 배선희 시인님께,  





두 분의 이야기를 접하고 깊은 감동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글을 씁니다. 엄창섭 교수님의 글은 배선희 시인님의 숭고한 행적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쉽게 잊히기 쉬운 가치들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두 분의 이야기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기록을 넘어서, 그 속에 담긴 깊은 철학과 정신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배선희 시인님께서는 금강산 건봉사의 토지 환수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고, 그 과정에서 보여주신 헌신과 결단은 그저 경외롭기만합니다. 건봉사가 지닌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투신하신 배선희 시인님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시인님의 행위는 단순히 토지를 환수하고 기부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에 진정한 자비와 이타심을 실현하는 실천적 불교정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단과 헌신이 얼마나 귀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를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엄창섭 교수님께서 그려내신 글을 통해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나 한 사람의 행적에 대한 기록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귀중한 지침서와도 같았습니다. 교수님은 배선희 시인님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중요한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교수님의 글은 독자의 가슴에 강하게 파고들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그것은 단순한 칭송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반성을 요구하는 메시지입니다.

두 분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배선희 시인님께서 보여주신 실천은 말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행동이야말로 진정한 변화의 시작임을 가르쳐줍니다. 엄창섭 교수님의 글은 그 행동의 의미를 보다 깊이 있게 조명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큰 영감을 줍니다. 두 분의 행적은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넘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귀중한 교훈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진정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건봉사와 같은 역사적 유산을 보존하고 그 가치를 이어가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선희 시인님께서 보여주신 그 헌신은 단순히 개인의 노력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귀중한 실천이었습니다.

두 분의 글과 행적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할 귀중한 가치와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세속적 가치에 휘둘리지 않고, 진정한 인간성과 자비, 그리고 연민을 지향하는 삶의 방식입니다. 배선희 시인님의 실천적 행위와 엄창섭 교수님의 깊이 있는 통찰은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영감을 주며,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이 편지를 통해, 두 분께 진심 어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두 분의 여정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큰 힘과 영감을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두 분의 길이 늘 평안하고 빛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두 분께서 보여주신 그 선한 영향력과 헌신이 우리 모두에게 더 큰 깨달음과 희망을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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