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복에 낡은 슬리퍼, 그렇게 엄마는 돌아서야만 했다
찐빵과 만두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21. 2023
엄마는
그렇게
한없이
딸을 올려다봤지만
딸은
눈길 한 번
주고는
이내
몸을
숨기고 만다.
ㅡ
시장통 모퉁이에 작은 분식점이 있다.
찐빵과 만두를 만들어 판다.
어느 일요일 오후,
아침부터 꾸물꾸물하던 하늘에서
후드득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소나기였다.
한두 시간이 지나도
그치기는커녕
빗발이 점점 더 굵어지자,
어머니는 서둘러 가게를 정리한 뒤
큰길로 나와 우산 두 개를 샀다.
그 길로 딸이 다니는 미술학원 앞으로
달려간 어머니는 학원 문을 열려다 말고
깜짝 놀라며 자신의 옷차림을 살폈다.
작업복에 낡은 슬리퍼,
앞치마엔
밀가루 반죽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안 그래도 감수성 예민한 여고생 딸이
상처를 입을까 걱정된 어머니는
건물 아래층에서
학원이 파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한참을 서성대던 어머니가 문득
3층 학원 창가를 올려다봤을 때,
마침
아래쪽의 어머니를 내려다보고 있던
딸과 눈이 마주쳤다.
어머니는 반갑게 손짓을 했다.
딸은 못 본 척 얼른 몸을 숨겼다가
다시 삐죽 고개를 내밀고,
숨겼다가 얼굴을 내밀곤 할 뿐이다.
초라한 엄마가 기다리는 걸
원하지 않는 것 같았다.
슬픔에 잠긴 어머니는
고개를 숙인 채
그냥 돌아섰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어머니는
딸의 미술학원에서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한다는 초대장을 받았다.
딸이 부끄러워할 것만 같아
한나절을
망설였다.
어머니는 다 늦은 저녁에야
이웃집에 잠시 가게를 맡긴 뒤
부랴부랴 딸의 미술학원으로 갔다.
“끝나 버렸으면 어쩌지………….”
다행히 전시장 문은 열려 있었다.
벽에 가득 걸린 그림들을
하나하나
훑어보던 어머니는 한 그림 앞에서
그만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
비, 우산, 밀가루 반죽이 허옇게 묻은 앞치마,
그리고
낡은 신발.
그림 속엔 어머니가
학원 앞에서
딸을 기다리던 날의 초라한 모습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그날
딸은 창문 뒤에 숨어서
우산을 들고 서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화폭에 담고
가슴에 담았던 것이다.
어느새 어머니 곁으로 다가온 딸이
곁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모녀는 그 그림을 오래오래 바라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ㅡ
그날,
딸은 창문 너머로 비치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려냈던 것이다.
그 모습은,
어머니의 사랑이었고,
딸의 행복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은 무엇일까?
돈이나 명예, 지위가 아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이 바로 그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행복의 원천이며,
그 행복을 위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이유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
그것은 사랑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의 무늬를 각인시키고,
그것을 통해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ㅡ
허리가 휘도록
노동해
남동생
공부시켜
판사 만든 누나
복순이는
동생
결혼식에조차
참석하지 못했다
남루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런데
이
분식집
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