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23. 2024

바지 지퍼가 내려갔는데, 말을 해야 하나

교단 단상






늦봄쯤이다.
학교는 새 학년을 맞이하여 분주한 기운이 가득했다.

교사로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때로는 학부모님들과의 소통 또한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이다.
 
바로 그날,
학부모님 중 한 분이 교무실을 찾아오셨다.

반장의 어머니셨다.


당시에는

육성회가 있어서

이를

담임과 의논하기 위함이었다.



대화를 나누던 중,

어머님이 갑자기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말씀하셨다.

잠시 후, 어머님께서는 다시 교무실로 돌아오셨는데,

바지 지퍼가 내려간 상태였다.


순간,

몹시 당혹스러웠다.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고민하다가

서류를 정리하는 척하면서

동료 여교사에게 부탁을 다.


여교사도 

쉽지는 않았으리라.

잠시 망설이더니,

어머니께 귀띔다.


그 분위기는 묘하게도 긴장되면서도

동시에

웃음을 참기 힘든

이상한 결합이었다.


사건이 있던 그날 이후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범하게

대화를 나누려 해도,

둘 사이에선 자연스럽지 못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러한 사소한 순간들이 쌓여서

인간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사건을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다.

때로는

작은 오해나 실수가 관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순간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넘어가는지가

인간관계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어색함과 민망함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교직 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이런 일들은

때때로 새로운 통찰을 주기도 다.


교육의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그 속에서

우리는 유연성과 인내,

그리고 무엇보다도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배다.

그 어머니와의 미묘한 사건 이후로,

저는 학부모와의 소통에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전체적인 교사로서의 자신을 형성하는

큰 부분일지도 모다.


이 경험을 통해,

교사뿐만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도 성장할 수 있었다.


상황을 민감하게 다루어야 하는

교직의 특성상,

이런 사건들은

게 더욱 진중하고 섬세하게

행동할 것을 요구다.

또한, 이 경험은

게 간접적인 방법이라도 도움을

청할 때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필요한 협력의 한 형태임을 깨달았다.


이를 통해

공동체 내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돕는 것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되었다.

이 사건 이후로,

학부모님들과의 관계에서도

더욱 깊은 이해와 공감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원활한 소통은

학생들의 교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때로는

작은 실수나 오해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더 나은 교사가 될 수 있다고 믿다.

교직 생활 속에서 맞이하는

각종 도전과 상황들은

자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며,

이러한 사건들을 통해

학교라는 공동체 내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다.


이처럼,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장소를 넘어서, 인간관계의 복잡함과 아름다움을 깨닫게 하는 소중한 공간이기도 다.

이 소소한 사건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에게

단지 일상의 작은 해프닝으로

기억될 수도 있겠지만,

게는

교직 생활 속에서

매우 의미 있는 순간이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해 나갈 것다.



청람

작가의 이전글 물구나무서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