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23. 2024
■
물구나무서기
세상을 똑바로 보란다
나는 분명 바로 봤다
똑바로 봐도 거꾸로 보이니
이번엔 물구나무서서
세상을 거꾸로 봐야겠다
바닥이 하늘이 되고
나무뿌리가 별이 되어 반짝이는
거꾸로 된 세계에서
진실은 어쩌면 더 진실 같고
거짓은 더욱 거짓 같아 보이는
뒤집힌 시선 속 깊은 명암
바로 보려 해도
세상은 나를 거스르지 않나
이제는 나도 거꾸로 걸을 것
발걸음마다 새로운 하늘이 열리고
머리로는 땅을 딛으며
나는 가로지르리다, 그 거꾸로 길을
바로 보이려나
아니면, 이렇게라도
세상이 바로 서려나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