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y 12. 2024
■
낙화落花
시인 주광일
바람이 서럽게 울더니
꽃잎들 어쩔 수 없이
떨어지네요
떨어지는 꽃잎이
바람의 눈물처럼
대지를 적시네요
어쩔 수 없이 올봄도
가는 것 같네요
황사뿐인 봄날을 남기고
ㅡ
주광일 시인의 시
"낙화落花"는 비록 짧지만,
깊은 울림과 상징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시는
자연 현상인 꽃잎의 낙화落花를 통해
인간 사회와 자연의 덧없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그 안에 담긴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짚어볼 수 있다.
첫 번째 연에서
"바람이 서럽게 울더니"라는 표현은
자연의 바람을 인간의 감정으로
의인화하고 있다.
이는 시적 화자가 자연 현상에
깊이 공감하고 있음을 나타내며,
동시에 서러움이라는 감정을 통해
일종의 예감 혹은 부정적 전조를
암시한다.
여기서 '서럽게 울다'는 표현은
사회적 혼란이나 변화의 시기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드러내기도 한다.
다음으로
"꽃잎들 어쩔 수 없이 떨어지네요"라는
부분에서는
꽃잎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표현하며,
이는 인간 사회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변화나 소멸을 상징한다.
이 구절에서
'어쩔 수 없이'라는 말은
개인의 힘이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자연의 순리나 사회적 변화를
강조한다.
세 번째 연에서는
"떨어지는 꽃잎이
바람의 눈물처럼
대지를 적시네요"라는 표현을 통해
낙화가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서
감정의 표출,
즉 바람의 슬픔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장된다.
이는 사회적 혹은 정치적 상황에 대한
애도나 비탄을 상징할 수 있으며,
바람이라는 자연적 요소가 갖는
'눈물'을 통해 더욱 깊은 감정의 공명共鳴을 이끌어낸다.
마지막 부분인
"어쩔 수 없이 올봄도 가는 것 같네요
황사뿐인 봄날을 남기고"에서는
계절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무상함을 전달하면서 동시에
'황사뿐인 봄날'이라는 구절로
현재의 환경적, 사회적 문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황사는 자연 현상이지만,
그것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영향을 통해
사회적 무관심이나
정치적 혼란을 지적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시 전체를 통틀어 보면,
주광일 시인은 자연의 이미지를 빌려
인간 사회의 변화와 소멸,
그리고 그로 인한 감정의 교류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시인이 공직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정치적 혼란을 개탄하는 마음을
시에 은유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주광일 시인의 작품 "낙화落花"가 단순한
자연 묘사를 넘어서
사회적, 정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적 표현 방식을 살펴보면,
주광일 시인은 은유와 상징을 주된
기법으로 사용하며,
시적 이미지와 자연 현상을 통해
보다 큰 메시지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바람의 눈물'이라는 표현은
자연의 움직임을 인간의 감정으로
연결 지음으로써
독자가 시적 상황에 더 깊이 공감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시적 기법은 독자로
보다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사유로
나아가게 만든다.
또한, 시인은
시적 공간을 통해
감정의 전환을 꾀한다.
초기의 서러움과 불가피한 낙화는
점차 사회적, 정치적 현실에 대한 비판과
애도로 확장되어,
자연의 변화가 인간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거울로 기능한다.
이러한 구조는
독자가 시를 통해
현재의 사회적 현실을 반성하고,
더 나아가 개선을 모색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시인의 의도를 더 깊게 해석해 보면,
주광일 시인은
자신의 공직 경험을 통해 체득한
국가와 민족을 위한 헌신과
청렴淸廉함을 시에 반영하고자 했을
가능성이 크다.
정치가 혼란스러운 시기에
이러한 시를 통해
시인이 느끼는 실망감과 우려를
간접적으로나마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에서 나타나는
'황사뿐인 봄날'이라는 표현은
현재의 정치적 혼란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비판하며,
이를 통해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요컨대,
"낙화"는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과 사회,
그리고 정치의 복잡한 관계와 그로 인한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다.
시인은
자연의 순환과 인간 사회의 변화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조화를 통해
현시대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내며,
그 과정에서
독자들에게 깊은 사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주광일 시인이
자신의 문학적 목소리로 사회에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이자,
그의 시적 세계를 통한
도덕적, 철학적 탐구라 할 수 있다.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