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y 1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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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정원처럼
시인 백영호
문헌에 의하면
고대 그리스 신전이나
메소포타미아 지구라트 신전에는
神들의 거처가 있고
산책을 하는 뜰이 나온다
神들은 뜰에 나와
태양을 호위무사로
바람을 부르고
구름을 불러
바둑을 두고
고담 한아를 나눴을까
神이 아닌 민초인 백영감
소박한 내 작은 뜨락에서
그 옛날 신처럼
바람을 부르고
구름을 부르노니
바람은 잡았는데
구름이 보이질 않다
호위무사도 하나 없이...
ㅡ
이 시는
고대 신화와 현대의 삶을 비교하며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백영호 시인의 작품이다.
시는
'신들의 정원'이라는 비유를 통해
시작되며,
이는 고대 그리스의 신전이나
메소포타미아의 지구라트 신전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신들이 산책하고 여가를 즐기던
공간을 묘사한다.
시인은
이러한 신성한 공간을 현재의
'소박한 내 작은 뜨락'과 대비시키면서,
신과 인간의 삶의 차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첫 번째 연에서는
"신들의 정원처럼"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아름다움과 평화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킨다.
이는 고대 신화 속 신들이 거주하고
휴식을 취했던 장소를 연상시키며,
신들이 자연 요소를 자유롭게 조종하며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다음 연에서는
현대의 인간,
즉
"신이 아닌 민초인 백영감"이
자신의 작은 뜨락에서 비슷한 행동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고대 신들과의 대비를 통해
인간의 삶의 한계와 소박함을 드러내며,
고대 신화 속의 신들과는 달리
현대인은 자연을 완전히 제어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시인은
바람은 잡을 수 있었지만
구름을 불러오지는 못했다고 언급하며,
이를 통해
인간의 능력과 자연의 불가항력적인
성격 사이의 간극을 표현한다.
시의 표현상 특징 중 하나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와 정서를
탐구한다는 점이다.
시인은 구체적인 자연의 요소들을
인간화하여 이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신적인 경험을
인간적 차원으로 끌어내리려 한다.
이는 독자에게
자연과 더 깊은 교감을 추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현대 사회에서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회복하려는 시인의 열망을
반영한다.
백영호 시인의 이 시는
고대 신화와 현대의 일상을
연결 짓는 상징적인 서술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인간 경험의
보편성을 탐색한다.
시인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신과 인간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결국 모든 존재는 유사한 욕구와 한계를 공유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현대 독자들에게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더 깊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시에서 시인은
고대 신들과 현대 인간의 삶을 대조적으로 그리면서,
인간의 작은 노력과
일상의 소박함 속에서도 신과 같은
순간을 찾아내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노력은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그 한계를 넘어서려는
내면의 열망을 반영한다.
시인은 자신의 뜨락에서
바람을 부르는 행위를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더 큰 존재와의 연결을 시도하며,
그 과정에서
신성을 경험하려고 한다.
그러나 구름을 부르지 못하고,
호위무사 없이 홀로 있는 모습은
현대 인간의 고립과 한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이는 고대 신들의 전능함과는 대비되는
형상이다.
이 대비는
시적 이미지를 통해 더욱 강조된다.
고대 신들이 자연을 자유자재로
다루던 것과는 달리,
현대의 인간은 그러한 능력이 제한적임을
시인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표현한다.
이러한 표현은
인간의 무력함과 동시에
우리 모두 내면에 간직한 신적인 요소를 상기시키며,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시적 언어의 사용도 주목할 만하다.
시인은 고담枯淡한 이야기(고담枯淡 한아閑雅)와 같은
전통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고대 신화의 분위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통해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경험을 연결 짓는다.
이는 고대와 현대,
신과 인간,
자연과 문명 간의 경계를 허무는
시적 시도로 볼 수 있다.
시인은 이러한 비유와 상징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신적인 순간들을 찾아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우리는 모두 자연의 일부이며,
그 속에서
우리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인은 제시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현대 사회에서 종종 잊히기 쉬운
인간과 자연의 깊은 연결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일상 속에서도
경이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관점을 제공한다.
요컨대,
백영호 시인의 이 작품은
고대 신들의 삶과 현대 인간의 일상을
서로 연결하면서,
인간 내면의 깊이와 자연과의 소통을 통해
우리 모두가 경험할 수 있는
신적인 순간들을 탐구한다.
이 시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보편적인 인간 경험을 통해,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자연과 더 깊이 교감하며 살아갈 것을
권유한다.
청람 김왕식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