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y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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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시인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5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ㅡ
피천득 시인의 시
"5월은"은 계절의 변화를 통해 인간의 삶과 감정의 변화를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이다.
이 시에서 시인은 오월을 젊음과 신선함,
그리고 자연의 활기를 상징하는 시기로 묘사하면서 독자들에게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순간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소중히 여기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첫 부분에서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라는 표현을 통해 오월의 청량함과 젊음을 강조한다.
이는 마치 새벽의 신선함을 연상시키며,
이러한 젊음의 이미지는 오월이 갖는 순수하고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부각한다.
여기서 비취가락지는 귀중함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지는 것을 나타낸다.
시는 또한 오월을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라고 언급하면서 생명력이 넘치는 계절의 특징을 드러낸다.
이는 계절의 변화가 갖는 풍부함과
다채로움을 강조하며,
자연의 선물을 즐기라는 초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모란의 달"이라는 표현은 특히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오월이 갖는 특별한 생명력과 활기를 강조한다.
시인은 "신록의 달"이라고 오월을 칭하며,
자연이 가장 싱그럽게 무르익는 시기를
묘사한다.
신록 아래에서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라는 표현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인간 내면의 평화와 만족을 찾을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계절의 변화가 단순히 외적인 변화를
넘어서 내적인 감정과 자각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오월이 가고 유월이 오면서
더욱 성숙하고 우거진 녹음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고한다.
이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계절이 변화하듯
인간의 삶도 변화하며 성숙해 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인은 이러한 자연의 순환을 통해
인간 존재의 한계와 시간 앞에서의 겸손함을 일깨우고자 한다.
피천득의 "5월은"은
계절의 변화를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와 삶의 진리를 탐색하는 작품이다.
시인은 자연의 이미지와 계절의 변화를 빌려,
인간 삶의 아름다움과 희망,
그리고 덧없음을 섬세하게 그려냄으로써 독자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피천득 시인은 자연을 통해 인간의 정서를 드러내며,
그 속에서 우리가 가진 감정의 깊이와
삶의 의미를 탐구하려 한다.
시에서는 시간의 빠른 흐름과 그 속에서의 한순간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려는 시인의 노력이 엿보인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5월 속에 있다."라는 구절은 나이를 통한
자아의 정의를 거부하며,
순간의 존재감과 계절의 일부로서의
자신을 강조한다.
이는 오월이라는 시간의 제한된 순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본질적인 가치와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으려는 시적 탐구를 나타낸다.
더불어,
시인은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라는 말을 통해
자연의 점진적 변화와
그 속에서의 인간의 성장과 변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시인은 삶의 연속성과 순환성을 강조하며,
계절의 변화가 인간 내면에 끼치는 영향을 섬세하게 탐구한다.
시의 종결 부분에서는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라고 말하며,
시간의 불가항력적 흐름과 그 속에서의
인간 존재의 덧없음을 시사한다.
시인은 이를 통해
우리가 경험하는 순간들의 가치를 재확인하며, 삶의 덧없음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자연의 모습을 본받아,
현재를 소중히 여기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야 함을 강조한다.
결국
피천득의 "5월은"은
자연과 인간,
시간의 흐름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테마를 섬세하고도 상징적인 언어로 풀어내며,
독자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삶의 진정한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이 시는 계절의 변화를 통해 우리 내면의 깊은 곳에 메아리치는 인생의 진리를 탐색하는 시적 여정을 제공함으로써,
독자에게 영감을 주는 동시에 자연과의 깊은 연결을 느끼게 한다.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