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 탄신일이기에 조지훈 시인의 '古寺'를

조지훈 시인과 청람 김왕식






고사 古寺



시인 조지훈




목어(木魚)를 두드리다
졸음에 겨워

고오운 상좌 아이도
잠이 들었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

서역 만리길

눈부신 노을 아래
모란이 진다.










고사(古寺),

조지훈 시인의 시는,

전통적인 불교 문화와 자연 이미지를 통해 심오한 정신적 경험과 인간 상태의 통찰을 제공한다.

이 시는 간결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언어로 구성되어 있어,

독자로 시적 이미지와 상징에

깊이 몰입하게 한다.

첫 번째 연에서는

"목어(木魚)를 두드리다 졸음에 겨워"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목어는 불교의식에서 사용되는 나무로 만든 타악기로,

수행 중에 마음을 집중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시인은

이 도구를 사용하는 행위와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졸음을 통해,

인간의 정신적 한계와 육체적 한계 사이의 긴장을 묘사한다.


여기서 졸음은

수행의 엄숙함과는 대조적으로

일상적이고 인간적인 요소를 드러내며,

성스러운 행위조차도

인간의 본성에 얽매여 있음을 시사한다.

다음 연에서는

"고오운 상좌 아이도 잠이 들었다"라고

이어진다.

상좌는 불교에서

스승의 다음에 오는 고위 승려를 말하며,

이 경우

아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순수함과 미성숙함을 동시에

나타낸다.


이 아이의 잠은,

목어를 두드리는 행위가

단순한 물리적 작업으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심오한 영적 추구도 일상의 피로에 의해

방해받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라는

부분에서는

부처님이 인간의 모습과 행위를

관조하면서

미소짓는 모습을 통해,

인간 삶의 모순과 아이러니를

너그러이 바라보는 불교적 관점을

나타낸다.

부처님의 침묵과 미소는

인간 경험의 깊은 이해와,

모든 생명체가 갖는 본성적 한계와

아름다움을 포용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서역 만리길 눈부신 노을 아래

모란이 진다."라는 구절은

물질적 세계와 정신적 세계의 교차점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서역 만리길은 실크로드를 연상시키며,

물질과 문화의 교류를 상징할 수 있다.

모란이 진다는 표현은

불교에서 중요한 상징인 연꽃과는 다르게, 풍성함과 아름다움의 순간적인

속성을 강조한다.


이는 인간 삶의 덧없고

변덕스러운 본성을 상기시키며,

모든 것이 지속적인 변화 속에 존재한다는

불교적 교리를 반영한다.

시적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간결하고 시각적으로 강렬한 이미지의 사용이 돋보인다.


각 구절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전한 이미지를 이루며,

시의 전체적인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조지훈 시인은

불필요한 언어를 배제하고 각 단어가 지니는 무게와 의미를 극대화하여

사용하는 데 능숙하다.


이러한 접근은

독자가 시에서 제시하는 상징과 이미지를

더욱 깊이 있게 사색하게 만든다.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인간의 삶과 영적 추구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일상과 성스러움, 육체와 정신,

순간과 영원이라는 대조적인 개념들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려는 시도는

이 시를 통해

섬세하게 탐구된다.

조지훈은 이러한 대조를 통해,

인간의 삶이 지닌 한계와 아름다움을 동시에 포착하고,

이를 통해

더 깊은 자기 이해와 성찰을

독려한다.

또한, 조지훈은

부처님의 미소를 통해

독자에게 인간 삶의 아이러니와 투쟁을

유쾌하게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하다.

이는 인간 경험의 모든 측면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평화를 찾는 불교적 사고방식을 반영한다.


그러므로 이 시는

단순한 묘사를 넘어,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성찰을 제공하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조지훈의 '고사'는

일상과 영성,

존재의 한계와 가능성 사이를 탐색하는

시적 여정을 제공한다.


각 연은 독자로 인간 본성의 근원적인 부분을 성찰하고,

삶과 우주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시는

이러한 깊은 주제를

짧고 강렬한 언어로 전달하며,

시인의 의도와 독자의 해석 사이의 교류를 촉진시키는

강력한 예술 작품이다.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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