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춘삼이는, 그렇게 허세에 무너졌다

축의금을 받지 않습니다.




자랑이 심한
춘삼이의 꿈은
제법 알려진 대학을 졸업한 큰 아들에게

있었다

둘째는 형 그늘에 가렸다


첫아들의 결혼식
워커힐의 화려한 뒷동산
이대 출신 며느리의 세상을 밝히는 미소
금속과 종이 위에 흐르는 글자들


"축의금은 받지 않습니다. 저희는 축복입니다"

손님들의 굽이치는 눈
춘삼이의 자랑거리, 그러나 그는 웃지 않았다
일생을 갈아놓은 부조금, 그에게는 거부당했다


사돈의 세상, 그의 세상이 아닌

변두리의 둘째 아들
카센터를 통해 이루어진 일상
기다림 속에 성장한 땅
중학교 졸업 후 떵떵거리며
시골에 주저앉은 춘삼이

다음에 만나면
큰 아들의 이혼 뒤, 둘째 아들의 존재가
춘삼이의 새로운 자랑이 될지
어쩌면 그의 숨겨진 아픔이 될지

춘삼이, 나의 시골 친구
아버지의 땅은 아버지가 남긴 꿈
그런데, 아버지의 꿈은 춘삼이에게는 부담감
고물상의 돈으로 산 땅, 하지만 이제는 다 가버렸다

그의 이야기는
아득한 사회의 어둠과 희망을 동시에 담고
그의 꿈과 아픔을 비춘다
춘삼이, 나의 시골 친구

그의 꿈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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