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광일 시인의 '나팔꽃'을 청람이 평하다
시인 주광일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y 3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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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시인 주광일
부끄러운 듯
보일 듯 말 듯
청보랏빛 향기가
나를 감싸는구나
오래전에 가차 없이
나를 버린 여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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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김왕식
주광일 시인의 시 「나팔꽃」은 짧은 시적 형식 속에 깊은 감정과 정서를 담아낸 작품이다.
첫 번째 행에서 시인은 나팔꽃을 "부끄러운 듯" 표현하고 있다. 나팔꽃의 모습이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처럼 묘사된 것은 꽃의 여린 이미지를 강조한다. 또한, 부끄러움은 인간의 감정 중 하나로, 이를 통해 독자에게 친숙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꽃과 인간의 감정을 연결 짓고 있다.
두 번째 행에서 "보일 듯 말 듯"이라는 표현은 나팔꽃의 신비로움과 아련한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이 표현은 시각적으로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나팔꽃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여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또한, 이는 감정적으로도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무엇인가를 암시하는데, 이는 후에 등장하는 "오래전에 가차 없이 나를 버린 여인"에 대한 암시로 이어진다.
세 번째와 네 번째 행에서 시인은 나팔꽃의 "청보랏빛 향기"가 자신을 감싸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청보랏빛"은 시각적 아름다움을, "향기"는 후각적 아름다움을 통해 나팔꽃의 매력을 강조한다. "나를 감싸는구나"라는 표현은 나팔꽃의 존재가 시인에게 위안과 감동을 주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나팔꽃이 단순한 꽃이 아니라, 시인의 감정에 깊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암시한다.
마지막 행에서 시인은 나팔꽃을 "오래전에 가차 없이 나를 버린 여인"에 비유하고 있다. 이는 시인이 느끼는 고독과 상실감을 드러내며, 나팔꽃의 아름다움이 그에게 아픈 기억을 상기시키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가차 없이 나를 버린"이라는 표현은 그 여인이 시인에게 큰 상처를 주었음을 암시하며, 나팔꽃을 통해 그 상처를 회상하게 된다.
이 시는 짧은 행 속에 깊은 감정과 기억을 담고 있다. 시인은 나팔꽃이라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투영하고 있으며, 독자는 이를 통해 시인의 감정에 공감하게 된다.
또한 나팔꽃의 외형적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묘사하면서도, 이를 통해 시인의 내면을 드러내는 점이 돋보인다.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나팔꽃을 통해 느끼는 감정의 복합성과 깊이다.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개인적 아픔과 추억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시는 독자에게 큰 울림을 준다.
주광일 시인의 「나팔꽃」은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감정을 표현한 작품으로, 독자에게 큰 감동을 준다. 시인의 다른 작품들도 이와 같은 섬세한 감정 표현이 담겨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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