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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11. 2024

진우 형, 도대체  어쩌려구요!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시인 박진우






         





오전
병실로 전화가 왔다.

박진우 작가였다.
내가 형으로 섬긴다.

헌데
다들 '내가 형이냐'고 묻는다.
동안童顔이다.
그것도 지나칠 정도다.
몇몇은

40대 후반으로 다.


문제는

정신적 성숙도成熟度

또한

미숙未熟하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도 청년이다.
아니

소년이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영화 '들장미'의 주인공 10살 '토니'
모든 것이 멈췄다고 한다.

다음 글은
다리 다쳐 누워있는
내게 위로한다고 들려준 이야기를
몇 줄 옮겼다.

시종
지극히 진우형답다.








          진우형, 도대체  어쩌구요!





                                    청람 김왕식





1948년에 태어난 진우는 6.25 전쟁 당시 겨우

세 살이었다. 그 시절 그의 기억은 흐릿하고 혼란스러웠다. 그는 엄마의 등에 업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길이 없었고,

그저 흥얼대거나 칭얼대는 것이 그의 일상이었다. 그 어린 나이에 그의 세상은 온통 자기중심이었고, 주변의 혼란스러움은 그에게 그저 먼 이야기일 뿐이었다. 전쟁은 그에게 한낱 먼 배경음악에 지나지 않았고, 자신이 입에 넣은 것을 뱉거나 손에 잡은 것을 휘두르는 것이 그의 유일한 걱정거리였다. 


진우는 기분이 좋으면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나 물어뜯는 고약한 버릇이 있다.

하여

어머니 등짝이나 팔뚝이 성한 날이 없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진우의 가족은 남쪽으로 피란을 가기로 했다. 그들은 살던 집을 떠나며 마음 한 켠에선 다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랐다. 엄마는 진우를 등에 업고, 아빠는 짐을 꾸리고, 온 가족이 함께 길을 떠났다.

몇 날 며칠 밤을 걷고 걸어, 그들은 짊어진 쌀 한 포대를 내어주고 겨우 한 집에 기숙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그들은 잠시나마 안정을 찾은 듯했다.

진우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 채

엄마의 등에 업혀 있었고, 그의 일상은 그리 변하지 않았다.

불행은 곧 그들을 엄습했다.

피란길에서 겨우 이틀을 버티고 있었을 때, 사달이 일어났다. 진우의 물어뜯는 고약한 버릇이 발동한 것이다. 무엇이 그리 좋았는지 진우애꿎은 주인집 아이들을 물어뜯은 것이다.

그것이 화근이었다.  

그로 인해 그들은 미움을 사 쫓겨나게 되었다. 주인집 사람들은 화를 내며 그들을 내쫓았고, 진우의 가족은 다시 길 위에 나앉게 되었다. 진우의 행동이 온 가족을 다시 길 위로 내몰았다.


전쟁은 끝났고, 진우의 가족은 어렵사리 정착할 수 있었다. 진우는 자라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의 가족은 가난과 싸우며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진우는 학교를 다니면서도 집안일을 도와야 했고, 어른이 되어서는 가족을 부양해야 했다. 그는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았다. 그의 삶은 평범했지만, 그는 그 안에서 작은 행복을 찾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남아 있는 버릇이 하나 있었다.

진우는 여전히 그때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는 가끔 가족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지. 하지만 우리는 가족이었고, 그게 우리를 지켜줬단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그의 가족은 그런 진우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웃기도 했다. 그의 삶은 평범했지만, 그는 그 안에서 작은 행복을 찾았다.

이제 진우는

여든을 앞둔 옹翁이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그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장난을 친다. 사람들은 그를 이상하게 볼지도 모르지만,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했다.
 여전히 아이들을 물어뜯는 버릇을 버리지 못했다. 그것은 사랑의 표시였고, 그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세 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더니!




박진우 시인

중견 기업 부사장이다.

시인이고 뮤지컬배우다.

 있다.

시낭송가이다.


도대체

못하는 것이 없어

뭇사람의 猜忌 대상이다.


부족한 것은

오직 하나,

정신적 미성숙!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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