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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11. 2024

청록파시인 조지훈의 시 '달밤'을 청람 평석하다

청록파시인 조지훈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내가 하는

브런치스토리 작가 '고운로 그 아이 '가

애송하는 청록파 시인 조지훈

'달밤'

평석했다.







                달밤


                        시인 조지훈




순이가 달아나면
기인 담장 위으로
달님이 따라오고

분이가 달아나면
기인 담장 밑으로
달님이 따라가고

하늘에 달이야 하나인데...

순이는 달님을 데리고
집으로 가고

분이도 달님을 데리고
집으로 가고











문학평론가 김왕식,

브로치스토리 '고운로 그 아이'작가가

애송하는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시 '달밤'을 평석하다




조지훈의 시 '달밤'은 달과 인간의 관계를 통해 삶의 단면을 은유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 시는 달이 순이와 분이를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밀접한 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먼저, 시의 첫 부분에서 "순이가 달아나면 / 기인 담장 위으로 / 달님이 따라오고"라는 표현이 있다. 여기서 '순이'는 한 인간을 대표하며, '기인 담장'은 인간과 자연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순이가 달아날 때 달님이 담장 위로 따라오는 모습은,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자연은 항상 그 곁에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자연의 지속성과 영속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인간의 일상 속에서 자연이 갖는 중요한 역할을 상기시킨다.

두 번째 부분인 "분이가 달아나면 / 기인 담장 밑으로 / 달님이 따라가고"에서 '분이'는 또 다른 인간을 상징한다.

분이가 달아날 때 달님이 담장 밑으로 따라가는 장면은, 자연이 인간의 행동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하고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자연이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넘어,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역동적인 존재임을 시사한다.

"하늘에 달이야 하나인데..."라는 구절은 이 시의 중심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전달한다. 달은 하나지만, 순이와 분이가 각각 다른 방식으로 달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통해, 자연은 동일하지만 인간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는 개개인의 경험과 관점이 자연을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 "순이는 달님을 데리고 / 집으로 가고 / 분이도 달님을 데리고 / 집으로 가고"라는 표현은, 결국 인간은 모두 자연과 함께 삶을 살아간다는 결론을 내린다.

달님을 데리고 집으로 가는 모습은, 인간이 자연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일상 속에 통합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강조하며,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이 시의 표현상 특징 중 하나는 간결하고 직설적인 문체다. 복잡한 수사를 배제하고, 단순한 문장 구조를 통해 오히려 깊은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이 돋보인다.

이는 조지훈 시인의 시적 기법 중 하나로, 독자로 직접적인 언어 속에서 다양한 해석을 이끌어내도록 유도한다.

또한, 시에서 반복되는 구조는 일종의 리듬감을 형성하며, 독자의 흥미를 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순이가 달아나면... 분이가 달아나면..."의 반복은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을 상징하며, 시 전체의 통일성을 부여한다. 이러한 반복 구조는 시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가게 하여, 독자가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자연과 인간의 밀접한 관계와 조화로운 공존의 중요성이다. 인간의 일상 속에서 자연은 항상 존재하며, 우리는 그것을 인식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다만, 다소 직설적인 표현이 일부 독자들에게는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시의 후반부에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보다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묘사하는 장면이 추가되었다면, 시의 전체적인 깊이가 더욱 풍부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조지훈의 시 '달밤'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간결하고 명료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독자로 자연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키게 한다. 시의 단순한 문장 속에 담긴 깊은 의미는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강조하는 메시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러한 긍정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시는 독자에게 깊은 감동과 성찰을 안겨준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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