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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11. 2024

'고자질쟁이 제비꽃'을 평하다

문학평론가 김왕식










                  고자질쟁이 제비꽃


                                          

바위 틈새
버겁게 머리 내민 민들레

의기양양意氣揚揚하다

뭇사람

바위 뚫은 민들레에

박수를 쳤다.


마주한 제비꽃

슬며시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미풍微風탓은

아니리라


민들레의 힘이 아니라

'바위가 가슴팍을 쪼개 내 준 것이라'

귀띔한다.








           청람의 시 '고자질쟁이 제비꽃'평하다





청람의 '고자질쟁이 제비꽃'은

짧고 간결한 시어로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바위 틈새 / 버겁게 머리 내민 민들레

/의기양양意氣揚揚하다"는

힘겨운 환경 속에서도 생명력이 강한 민들레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다. 여기서 '바위 틈새'는 거친 환경이나 어려운 상황을 상징하며, '버겁게 머리 내민'이라는 표현은 그럼에도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가는 민들레의 강인함을 보여준다.

'의기양양意氣揚揚하다'자신의 힘으로 바위를 뚫은 기세다. 이는 자연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인한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인간에게도 역경을 이겨내는 힘을 비유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뭇사람 / 바위 뚫은 민들레에 / 박수를 쳤다"는 민들레의 강인함을 찬양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묘사하고 있다.

여기서 '뭇사람'은 대중을 의미하며,

'바위 뚫은 민들레'는 비범한 성취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존재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람들의 '박수'는 이러한 성취에 대한 인정과 찬사를 나타낸다.

이는 사회적으로 성공을 이루거나 역경을 극복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찬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마주한 제비꽃 / 슬며시 /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에서
극적 반전을 보인다.
제비꽃이 민들레를 보며 미묘한 반응을 보이는 장면을 그린다. '슬며시'와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는 제비꽃의 조심스러운 태도와 약간의 의구심 또는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낸다.

이는 성공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이나,

비판적인 견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풍微風 탓은 / 아니리라"는

제비꽃의 반응이 단순히 바람 때문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는 앞서 제시된 제비꽃의 반응이 단순한 외부 요인이 아니라 내면의 진정한 생각을 반영한 것임을 시사한다.

"민들레의 힘이 아니라 / '바위가 가슴팍을 쪼개 내 준 것이라' / 귀띔한다"는

제비꽃이 민들레의 성취를 평가절하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민들레가 자력으로 바위를 뚫은 것이 아니라, 바위가 민들레를 위해 자신을 희생해 가슴팍을 갈라 민들레에게 길을 내어준 것이다.

이는 성공이 개인의 능력뿐만 아니라 환경이나 외부 요인에 의해 좌우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청람은 이 시를 통해

자연의 생명력과 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민들레와 제비꽃, 바위와 미풍微風 등 자연 요소를 활용하여 인간 사회의 다양한 반응과 평가를 비유적으로 그려낸 것이

이 시의 특징이다.
특히, 시인의 시선은 단순히 긍정적인 평가에 머무르지 않고, 비판적인 견해까지 포함하여 다층적인 의미를 전달한다.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간결한 시어와 반복적인 구조를 통해 리듬감을 부여하고, 독자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자연을 소재로 하여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시인의 섬세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청람의 '고자질쟁이 제비꽃'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심도 있게 탐구한 작품으로, 시인의 섬세한 시선과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독자에게 다층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독자에게 단순한 감상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삶과 자연에 대한 깊은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으로 평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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