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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20. 2024

주광일 시인의 '초여름날'을 청람 평하다

주광일 시인과 문학평론가 김왕식

  








                 초여름날



                         시인  주광일




짐승만도 못한 망나니들이  설친다
성스러운 땅도 어쩔 수 없이
온통 난장판이 되었다
금방이라도
죽음의 골짜기가
덮칠 것 같다
막막한 초여름날 오후
들새 한 마리 외로이
낮달을 향해 날고 있다
곱게 늙은 시인 한분
까닭 없이 부끄러운 듯
홀로 눈물짓는다
멈추어선 것 같던 낮달이
흐르는 눈물 따라 흐른다









문학평론가 김왕식,
주광일 시인의 '초여름날'을 평하다





초여름 문턱에 선
지성의 80 노인, 주광일 시인은
작금昨今의 어두운 현실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주광일 시인의 시 '초여름날'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의 고독과 슬픔을 그린 작품이다. 이 시는 직설적인 표현과 감성적인 이미지를 통해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다양한 각도에서 다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요소들을 담고 있다.

"짐승만도 못한 망나니들이 설친다"
시의 첫 구절은 날카로운 비판을 담고 있다. "짐승만도 못한 망나니"라는 표현은 인간 이하의 행태를 지적하며, 무질서하고 폭력적인 상황을 암시한다. 이는 시인이 바라보는 사회의 어두운 면모를 드러내며 독자에게 강한 충격을 준다. 또한, 이 표현은 단순히 특정 개인이 아닌 사회 전반의 부패와 타락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성스러운 땅도 어쩔 수 없이 온통 난장판이 되었다"
이 구절은 시인이 성스럽게 여기는 공간이 파괴되고 혼란스러워진 상황을 묘사한다. "성스러운 땅"은 이상적인 사회나 자연을 상징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공간이 "난장판"이 되었다는 것은 시인이 느끼는 절망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는 인간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파괴된 아름다움과 평화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다.

"금방이라도 죽음의 골짜기가 덮칠 것 같다"
이 구절은 시인의 불안감과 공포를 극적으로 표현한다. "죽음의 골짜기"라는 이미지로 다가오는 위기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이는 독자에게 강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표현은 시인이 느끼는 절박함을 강조하며, 독자에게도 동일한 감정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막막한 초여름날 오후"
"막막한"이라는 형용사는 답답함과 절망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초여름날의 밝고 따뜻한 이미지와 대조를 이루며, 시인이 느끼는 내면의 혼란과 불안을 반영한다. 또한, "오후"라는 시간적 배경은 하루의 끝자락에서 느끼는 허무함을 상징하며, 시인의 고독한 심정을 더욱 부각한다.

"들새 한 마리 외로이 낮달을 향해 날고 있다"
이 구절은 고독한 존재로서의 시인을 들새에 비유하고 있다. "낮달"은 밤이 아닌 낮에 떠 있는 달로서, 어울리지 않는 시간에 존재하는 외로운 존재를 상징한다. 이는 시인이 느끼는 고독과 이질감을 표현하며, 들새가 날아가는 이미지를 통해 자유롭지만 외로운 시인의 모습을 투영投影하고 있다.

"곱게 늙은 시인 한 분 까닭 없이 부끄러운 듯 홀로 눈물짓는다"
이 부분은 시인이 자신을 직접적으로 등장시켜 감정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곱게 늙은"이라는 표현은 시인의 연륜과 경험을 강조하며, "까닭 없이 부끄러운 듯"이라는 구절은 시인이 느끼는 내적 갈등과 슬픔을 암시한다. 이는 시인이 세상을 바라보며 느끼는 무력감과 회한悔恨을 담고 있다.

"멈추어선 것 같던 낮달이 흐르는 눈물 따라 흐른다"
마지막 구절은 시의 결말을 장식하며, 낮달이 시인의 눈물을 따라 흐르는 이미지로 감정의 교감을 표현한다. 이는 시인과 자연, 혹은 시인과 우주의 연결을 암시하며, 시인이 느끼는 슬픔이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는 것임을 나타낸다. 이로써 시인은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 시는 직설적이고 감각적인 표현을 통해 독자의 감정을 자극한다. 또한,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사회를 연결하는 상징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시인의 내면세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각 구절마다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드러내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주광일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인간의 어두운 면모와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고독과 슬픔을 표현하고자 한다. 시인은 자신이 느끼는 절망감과 무력감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또한,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시인의 내면세계를 탐구하고, 이를 통해 독자에게 깊이 있는 성찰을 제시한다.

이 시는 강렬한 이미지와 직설적인 표현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주지만, 일부 독자에게는 다소 직설적인 표현이 과하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다음 작품에서는 이러한 강렬함을 유지하면서도 조금 더 은유적이고 부드러운 표현을 통해 독자에게 여운을 남기는 방식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는 시인의 표현력이 더욱 다채롭게 발휘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요컨대, 주광일 시인의 '초여름날'은 인간의 어두운 면모와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고독과 슬픔을 강렬한 이미지와 직설적인 표현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시인은 자신이 느끼는 절망감과 무력감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향후 작품에서는 이러한 강렬한 표현을 유지하면서도 조금 더 은유적이고 부드러운 표현을 시도해 보는 것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시인의 표현력은 더욱 다채롭게 발휘될 것이며, 독자에게 더 깊은 여운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주광일 시인의 시는 독특한 매력과 깊이를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독자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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