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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02. 2024

조영갑 시인, "아름답게 익어간 노송이 되게 하소서"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아름답게 익어간 노송이 되게 하소서     
ㅡ 221기 임관 50주년을 기념하여



                                시인 조 영 갑



1968년 어느 여름날  
포연이 가득했던  
한반도 산등선 계곡 마디마디에  221기라 이름 붙여진  
어린 소나무(애송)들이 뿌려졌네  

그 애송들은 다시 청송이 되어  
국가가  
뜨거운 열병에 아파하고  
휘몰아친 비바람에 흔들리며  
차가운 눈보라에 떨고 있을 때  
커다란 버틴 목으로  
내 땅 부모형제 지키며  
조국이여 영원하라 노래 불렀네  

지금은  
노란 햇살에 지친 노송이 되었지만  바람에 실려 온 외로움  
출렁이는 추억의 아쉬움에  
떠나가는 세월만 탓하며  
그냥 늙어 가지 않게 하소서  

내 나이가 어때서  
노래 부르며  
아름다운 사람향기  
내뿜는 인생  
세월이 지나도  
젊게 사는 나이 든 청춘  

오래된 내 청춘 찾아  
다시 노래하게 하소서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조영갑 시인의 시, "아름답게 익어간 노송이 되게 하소서"를
평하다




조영갑 시인의 시, "아름답게 익어간 노송이 되게 하소서"는 인생의 여정과 그 속에서의 고난과 희망을 시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시인은 1968년 여름에 심어진 어린 소나무가 청송을 거쳐 노송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과 조국에 대한 헌신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시는 자연과 인생을 결합하여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하며, 시대적 배경과 개인의 경험이 어우러진 섬세한 문체가 돋보인다.

"1968년 어느 여름날  
포연이 가득했던  
한반도 산등선 계곡 마디마디에  221기라 이름 붙여진  
어린 소나무(애송)들이 뿌려졌네"
1968년 여름의 한반도는 전쟁의 흔적이 남아있는 시기였다. '포연이 가득했던'이라는 표현은 그 시대의 혼란과 어려움을 상징하며, '221기라 이름 붙여진 어린 소나무'는 젊은 병사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전쟁의 포화 속에 뿌려져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여기서 '어린 소나무'는 강인함과 생명력을 상징하며, 그들이 겪어야 할 성장과 고난을 예고한다.


"그 애송들은 다시 청송이 되어  
국가가  
뜨거운 열병에 아파하고  
휘몰아친 비바람에 흔들리며  
차가운 눈보라에 떨고 있을 때  
커다란 버틴 목으로  
내 땅 부모형제 지키며  
조국이여 영원하라 노래 불렀네"
'애송'이 '청송'이 되었다는 것은 젊은 병사들이 성숙한 군인으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뜨거운 열병에 아파하고 휘몰아친 비바람에 흔들리며 차가운 눈보라에 떨고 있을 때'는 국가의 어려운 시기를 나타낸다. 이러한 시기에 병사들은 '커다란 버틴 목'으로 조국과 가족을 지키며 헌신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는 병사들의 희생과 용기를 강조하며, '조국이여 영원하라'는 그들의 충성심을 강하게 전달한다.

"지금은  
노란 햇살에 지친 노송이 되었지만  바람에 실려 온 외로움  
출렁이는 추억의 아쉬움에  
떠나가는 세월만 탓하며  
그냥 늙어 가지 않게 하소서"
여기서는 시간이 흘러 노송이 된 병사들의 현재 모습을 그리고 있다. '노란 햇살에 지친'은 그들의 긴 세월 동안의 피로와 노고를 상징하며, '바람에 실려 온 외로움'은 고독감을 나타낸다. '출렁이는 추억의 아쉬움'은 지나간 시간을 회상하며 느끼는 아쉬움을 나타낸다. 이 구절에서 시인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여전히 생동감 있게 살기를 기원하고 있다.

"내 나이가 어때서  
노래 부르며  
아름다운 사람향기  
내뿜는 인생  
세월이 지나도  
젊게 사는 나이 든 청춘"
이 부분은 나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말은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활기찬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아름다운 사람향기'는 인생의 아름다움과 사람들 간의 따뜻한 교류를 의미하며, '젊게 사는 나이 든 청춘'은 마음가짐에 따라 언제나 젊게 살 수 있음을 강조한다.

"오래된 내 청춘 찾아  
다시 노래하게 하소서"
마지막 연에서는 시인이 과거의 청춘을 다시 찾고자 하는 열망을 표현한다. 이는 단순히 육체적인 젊음이 아닌,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활력을 되찾고자 하는 강한 소망을 담고 있다.

조영갑 시인은 시에서 다양한 비유와 상징을 통해 인생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어린 소나무', '청송', '노송' 등의 자연적 이미지는 성장과 변화를 상징하며, 이를 통해 인생의 여정을 비유적으로 나타낸다.
또한, '포연', '비바람', '눈보라' 등은 인생의 시련과 고난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시인은 독자에게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시각을 제시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생동감 있게 살아가길 권유하고 있다.

조영갑 시인의 "아름답게 익어간 노송이 되게 하소서"는 인생의 여정을 소나무의 성장에 비유하여 그려낸 감동적인 작품이다. 시인은 전쟁의 혼란 속에서 시작된 삶이 고난을 겪으며 성장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다시 젊음을 찾고자 하는 열망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자연적 이미지와 비유를 통해 시의 깊이를 더했으며, 독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달하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시는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며, 삶의 다양한 면모를 깊이 있게 성찰하게 한다. 시인의 표현력과 감수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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