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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03. 2024

이채은 시인의 시 '할머니 생각'을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할머니 생각  

                                   시인  이채은  



하늘나라로 가신 할머니  
보내드리고 오던 날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아빠가 소곤소곤  
할머니는 무엇이 되어서든지  
우리 곁에 나타나실 거라고  

그날 이후  

가만가만  
따라오는 고양이도  

보슬보슬 내리는  
기분 좋은 여름비도  

팔랑팔랑  
맴도는 하얀 나비도  

모두 다 할머니 같아요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이채은 시인의 시 '할머니 생각'을 평하다



이채은 시인의 시 ‘할머니 생각’은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할머니와의 소중한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작품이다.
시인은 할머니와의 이별 후에도 할머니가 주변의 사물과 자연 속에서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고 느끼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는 독자에게 따뜻한 위로와 함께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 시는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기쁨과 그리움을 통해 독자에게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하늘나라로 가신 할머니 / 보내드리고 오던 날”
첫 구절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날을 회상하며 시작된다. ‘하늘나라로 가신 할머니’라는 표현은 할머니의 죽음을 자연스럽고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준다.

죽음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고, 할머니가 평온한 곳으로 가셨음을 암시함으로써 독자에게 안도감을 준다. 할머니와의 이별을 상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독자가 자연스럽게 시인의 감정에 공감하게 된다.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이 구절은 할머니를 잃은 슬픔이 얼마나 깊은지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뚝뚝’이라는 의성어는 눈물이 끝없이 흐르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시인의 감정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며, 독자도 그 슬픔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아빠가 소곤소곤 / 할머니는 무엇이 되어서든지 / 우리 곁에 나타나실 거라고”
아버지의 위로의 말이 담긴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소곤소곤’이라는 단어는 위로의 말이 부드럽고 다정하게 전달되었음을 암시한다. 할머니가 무엇이 되어서라도 우리 곁에 나타나실 것이라는 믿음은 시인의 마음에 위로와 희망을 준다.

이는 죽음을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소망을 담고 있다. 아버지의 이 말은 시인이 할머니를 주변의 사물과 자연 속에서 찾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날 이후 / 가만가만 / 따라오는 고양이도”
이 구절에서는 할머니의 존재를 고양이에 투영하고 있다. ‘가만가만’이라는 표현은 고양이의 조용하고 신중한 움직임을 잘 묘사하고 있다.

고양이의 모습에서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할머니가 여전히 곁에 있음을 느끼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

“보슬보슬 내리는 / 기분 좋은 여름비도”
여름비를 할머니의 존재로 느끼는 시인의 감정은 매우 따뜻하고 감성적이다. ‘보슬보슬’이라는 의성어는 비가 내리는 모습을 부드럽게 표현하며, 이 비가 시인에게 기분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 강조된다.

이는 할머니가 자연의 일부로서 시인의 삶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팔랑팔랑 / 맴도는 하얀 나비도”
하얀 나비에 대한 묘사는 시인의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더욱 아름답고 순수하게 표현하고 있다. ‘팔랑팔랑’이라는 표현은 나비의 가벼운 날갯짓을 잘 나타내며, 할머니의 영혼이 나비처럼 자유롭게 시인의 곁을 맴돌고 있음을 상징한다.

나비는 종종 영혼이나 환생을 의미하기 때문에, 시인은 할머니가 여전히 자신과 함께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

“모두 다 할머니 같아요”
마지막 구절은 시인의 확신을 담고 있다. 주변의 모든 사물이 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며, 할머니의 존재가 여전히 시인의 삶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는 죽음을 극복하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이 시는 단순하면서도 깊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의성어와 의태어를 적절히 사용하여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할머니의 존재를 주변의 사물과 자연에 투영함으로써 그리움과 따뜻한 추억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이채은 시인의 ‘할머니 생각’은 할머니와의 소중한 기억과 그리움을 섬세하게 담아낸 아름다운 작품이다.

시인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표현을 통해 할머니와의 이별 후에도 여전히 함께하고 있는 할머니의 존재를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시는 독자에게 삶의 소중함과 죽음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위로와 희망을 전해준다.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한 이 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동적인 작품으로, 독자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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