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져버리고 싶었던 그 짐, 나를 구한다!

내 등에 진 십자가, 교량됐다







배에게

큰 돛은

얼핏

짐처럼 보인다.

독수리에게 있어

큰 날개 또한

짐일 수 있다.

그들은

짐이라

생각지 않는다.

돛이 없었다면

풍랑 속 배는 침몰된다.
날개가 없다면

독수리는

논 바닥에 주저앉은 채 사체만 뜯는다.

창공은 동경의 대상일 뿐이다.

짐 같았던 큰 날개가 있어

날짐승의 왕 됐다.

나를 짓누른 짐,

무엇인가?
지금은 짐이 돼도 훗날에 그 짐,

디딤돌 된다.

생각해 볼 이야기 있다.
예수님 못 박혀 피 흘려 죽은

똑같은 크기,

무게의 십자가

등에 졌다.

각자 고행길 떠난다.
처음 진 십자가

가볍다.

의기양양 첫 발 뗀다.
그중 영민한 한 사람,

바로 나다.
예수를 비웃는다.
이깟 것

십자가가 무슨 짐이 되냔다!

점점

짓누른다.
참아

본다.

버겁다.
짐 된 십자가 내려놓고

한 토막 잘라 낸다.
가볍다.
목적지 향해 걷는다.
가볍던 십자가

또 짐 된다.

다시

내려놓고 한 번

더 자른다.

한결

가볍다.
여러 번 거듭했다.

이젠 등에서 내려 한 손에 들고 가도 될

크기다.

그래도

십자가는

십자가이다.

한 동안을

그렇게 콧노래 불렀고,

우직하게

십자가 등진 사람네들 땀 흘린다.

아뿔싸!
절벽이다.

바로 건너 목적지인데!

건너갈 방법 없다.

천길 낭떠러지다.

모두들 짐 됐던 십자가 눕혀 밟고 건넌다.
한 손에 쥔 십자가 어디에 쓰랴.

낭패다.
주저앉아 가슴 친다.
그때,

음성 들린다.

"손에 쥔 십자가 가로놓아 절벽에 걸쳐라."

한 뼘 십자가 놓는 순간 천 길 밑 떨어질 것,

자명타.
머뭇거린다.
또 들린다.

이번엔 호통의 음성.

"너는 나를 어찌하여 믿지 못하느냐?"

그 음성 무서워 눈 질끈 감고 절벽 향해 내던진다.

순간,

튼튼하고 안전한 교량됐다.
왜 몰랐을까?
'등에 진 짐, 돛되고 날개 됨을!'

왜 믿지 못했을까?
나 흙으로 빚은 창조주 계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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