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0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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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우산, 그리고 마음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중년의 신사
우산을 들고 길을
걷는다.
내리는 비는
옷을 적시고,
한기를
느끼게 했다.
우산 없이 비를 맞으며 걷는
한 소년
비에 젖은 채로
고개를 숙이고
걷고 있다.
중년 신사
망설임 없이
우산을 그의 머리 위로
내밀었다.
우산을 나눈다는 것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할 수 있다는 믿음의 표현이다.
한 사람이 또 한 사람의 우산이
되어준다면,
우리는 서로의 삶에 있어서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된다.
단비는 메마른 대지에 생명을
불어넣듯이,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
새로운 희망과 따뜻함을
선사한다.
삶은
종종 예기치 않은
비를 맞는다.
그 비 속에서
우산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비는
더 이상 차갑고 두렵지 않다.
서로의 우산이 되어주면서,
메마른 가슴에 단비가 되어준다.
이러한 작은 나눔이 모여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우리를 더욱 인간답게 만든다.
비 오는 날의 그 작은 우산은
그저 비를 막아주는
도구 이상이었다.
그것은
서로에게 줄 수 있는
작은 사랑의 표현이었고,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
이러한 작은 선물들이 모여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결국,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비가 아니라,
그 비 속에서 우산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다.
□
중년신사는
왼쪽 어깨를,
학생은
오른쪽 어깨를
적셨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