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경 시인의 시 '분리수거의 병폐'를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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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의 병폐
시인 이영경
분리수거 차량 한 대가 아파트로 진입한다
'쓰레기 분리수거 해주세요'라는 문구
깨끗이 세척 가능한 수도 시설도 있다
정성스럽게 모여서 꽉 찬 주머니
곧 폭죽처럼 터질 것 같다
분리수거 차량의 요란한 소리
이상하다 다시 합쳐진 상태다
분리수거함은 집집마다 있지만
아직 분리 대상이 불분명하다
환경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
생각의 변화가 곧 행동의 변화가 되니까
그중에 떨어진 페트병 한 개가
또르르 길 어귀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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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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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경 시인의 "분리수거의 병폐"는
현대 사회의 환경 문제와 그 해결 과정에서의 모순을 예리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이 시는 분리수거라는 일상적이고 당연한 행위 속에 숨어 있는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환경 보호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분리수거 차량 한 대가 아파트로 진입한다"
시작하는 구절은 아주 일상적인 장면을 묘사하며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분리수거 차량이 아파트 단지에 들어오는 장면은 누구나 한 번쯤 목격한 적 있을 것이다.
이 장면은 우리 일상 속에서 분리수거가 얼마나 익숙한 일인지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익숙함이 문제의 시작일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 '쓰레기 분리수거 해주세요'라는 문구 깨끗이 세척 가능한 수도 시설도 있다"
여기서 시인은 분리수거의 구체적인 장면을 상세히 그린다. ‘쓰레기 분리수거 해주세요’라는 문구와 깨끗이 세척 가능한 수도 시설은 분리수거가 단지 분류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세척까지 필요함을 상기시킨다.
이는 분리수거의 완전성을 위해 개인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는 대목이다.
"정성스럽게 모여서 꽉 찬 주머니 곧 폭죽처럼 터질 것 같다"
‘정성스럽게 모여서 꽉 찬 주머니’는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분리수거를 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폭죽처럼 터질 것 같다’는 비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리수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는 우리의 노력이 제대로 된 결과를 낳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드러낸다.
"분리수거 차량의 요란한 소리 이상하다 다시 합쳐진 상태다"
이 구절은 분리수거의 모순을 명확히 드러낸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수거된 쓰레기가 다시 합쳐진다는 것은 분리수거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든다.
이는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시스템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분리수거함은 집집마다 있지만 아직 분리 대상이 불분명하다"
각 가정에 분리수거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엇을 어떻게 분리해야 하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은 교육과 인식의 부족을 나타낸다.
이는 분리수거가 단지 물리적인 행위에 그치지 않고, 정확한 지식과 인식이 동반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환경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 생각의 변화가 곧 행동의 변화가 되니까"
여기서 시인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환경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생각의 변화가 행동의 변화를 이끈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이는 교육을 통해 올바른 분리수거 방법을 배우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음을 역설한다.
"그중에 떨어진 페트병 한 개가 또르르 길 어귀에 다다른다"
마지막 구절은 상징적이다. 떨어진 페트병 하나가 길 어귀에 다다르는 모습은 분리수거의 실패를 상징하며, 우리의 작은 실수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우리의 작은 노력이 모여 큰 변화를 이끌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강조하는 장면이다.
이영경 시인의 시 "분리수거의 병폐"는 현대 사회의 환경 문제와 그 해결 과정에서의 모순을 예리하게 포착한 시이다.
이 시는 일상적이고 친숙한 장면을 통해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도, 그 속에 숨겨진 모순과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또한, 해결책으로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독자에게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재고하게 만든다.
표현의 섬세함과 날카로운 비유가 돋보이며, 문제의식과 해결책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전체적으로 이 시는 환경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을 담고 있으며, 독자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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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각해 본다.
'분리수거'라는 말이 맞는지?
'분리'라는 말은 두 개의 사물을 떼어 나누는 것이고,
'수거'는 거둬들이는 것이다.
분리의 주체는 '나'이고
수거의 주체는 '용역업체'이다.
'분류'는 여러 가지를 종류별로 나누는 것이고,
'배출'은 밖으로 내어놓는 것이다.
그렇다면
'분리'보다는 '분류'로
'수거'보다는 '배출'로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고로
'분류배출'로 해야 함이
옳을 듯!
ㅡ 청람